먼저 값 올린 서울우유 “형이 뭇매 맞을 테니…”

2008-09-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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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빙그레. 매일유업 등 뒤따라 가격인상하나 할인행사는 안할 것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지난달 23일 흰 우유를 17.8%로 가장 먼저 올려 여론의 온갖 질타와 일부 슈퍼마켓과 대리점에서의 불매운동 조짐 등 ‘뭇매’를 맞고 있어 심기가 불편하다.

22일 서울우유는 “다른 업체들이 아직 우유 값을 인상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시기가 빨랐던 것에서 그 원인을 찾으면서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불매운동 대응을 비롯해 빠져나가는 고객 잡기 등에 대해 내부적인 회의가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우유의 이같은 상황에 대해 우유업계 관계자는 “서울우유가 받는 질타는 다른 우유업체들의 인상시기가 늦춰지면서 더욱 부각된 것 뿐”이라며 “다른 업체도 어쩔 수 없이 값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유 납품가 인상이 20%나 올랐기 때문에 이번 우유 값 인상이 기업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유는 ‘MB물가관리 생필품’으로 지정된 바 있어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되고 있다. 특히 서울우유는 선두업체가 가격 인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비판을 달게 받아야 했다.

서울우유는 우유 가격을 올리자마자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일부 보도된 전체 매출 하락 15%는 이마트만 해당된다”며 “대형마트 매출의 경우 전체 매출 중 15%만 차지, 사실 전체 매출 하락은 5% 정도”라고 설명했다.

가정집으로 배달되는 우유 매출도 전체의 15%를 차지, 변동사항이 많지 않은 상태다.

7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슈퍼마켓 등의 매출도 떨어지지 시작했으나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서울우유는 가장 매출이 많이 떨어진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일시적인 ‘할인행사’를 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대책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 돼 ‘고무줄 가격인상’이라는 비난을 받게 됐다.

일부 동네 슈퍼마켓과 대리점들은 “안 그래도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형마트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냐”며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특히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서울우유가 할인 가격정책을 지속할 경우 불매운동을 벌여 강경히 대응 할 예정이다. 이 협회는 흰 우유의 마진이 적은데다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려 영업이 무척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우유업계의 맏형인 서울우유가 이러한 비난을 받자 뒤를 이어 남양유업과 빙그레가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이달 17일부터 ‘맛있는 우유 GT’ 1ℓ를 기존 1850원에서 2200원으로 18.9% 올렸다. 딸기·바나나·초코 우유 225㎖ 4개 들이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12.5% 인상했다.

뒤를 이어 18일에는 빙그레도 흰 우유 1ℓ를 1850원에서 2180원으로 올렸다.

매일유업은 이달 중으로 우유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나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하지 못했다. 가격인상은 다른 업체들과 비슷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시기가 늦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매일유업 측은 “서울우유가 가격을 올린 후 바로 올렸어야 했는데 안 그래도 물가인상이 있는 추석이 있었고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위한 대책마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유는 가정에서 항상 상비하고 있는 가장 서민적인 식품으로 면세 여론이 민감하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양. 빙그레. 매일유업 등은 서울우유와 같이 일시적인 할인행사나 이벤트 등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당장 빠져나가는 고객들이 있겠지만 할인행사를 하게 되면 우유 값 인상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의 관계자는 “우유 값을 올린 후 전체 매출이 5%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수요가 다시 일정해 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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