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한진해운이 달성한 영업이익은 약 2천72억원으로, 매출액 규모가 비슷한 STX팬오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대한해운, STX팬오션이 벌크선 호황에 힘입어 대폭 개선된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컨테이너 전문선사인 현대상선보다도 훨씬 못한 수치다.
해운 빅4 상반기 실적 |
그러나 현대상선은 뼈를 깎는 사업개편 및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 이를 기반으로 신흥시장에서의 영업력을 강화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이같은 현대상선의 상승세에는 특히, 타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구축한 ´사업다각화´와 ´영업력 확대´ 덕분이란 것이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반면, 한진해운은 몇 년 전부터 컨테이너 시황 악화 전망이 잇달아 제기돼왔음에도 불구, 늦게 서야 거양해운 합병 및 사업다각화에 부랴부랴 나서는 등 급변하는 시황에 대비한 ´발 빠른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벌크부문을 확대하고 악화될 컨테이너 시황을 준비했어야 했으나, 제 때 투자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황금시기를 놓쳐버린 것.
결국 올 들어서야 늦게 벌크부문을 확대하며 ´끝물 투자´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 BDI지수(벌커운임지수)가 급락하는 등 향후 2-3년 내 벌크선 선복과잉으로 시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한마디로 끝물투자로 볼 재미는 마땅치 않았던 셈.
게다가 타 경쟁업체들은 벌크선 시황악화에 대비해 이미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린 후라, 그동안 업계 선두자리를 누려온 한진해운이 ´뒤쫓아가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시황변화에 대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컨테이너 시황악화에도 충분히 선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내 해운리딩업체로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싸워야할 한진해운이 더 이상 세계 해운업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위기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