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위상 흔들…리더십 부재①

2008-09-22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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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 대비한 발 빠른 대응과 결단력 부족 =´끝물 투자´,´뒤쫓아가기´식 대응…위기감 결여 지적

   
 
 
한진해운이 지난 2/4분기 STX팬오션의 급부상에 따라 업계 2위로 밀려나면서 기업 위상의 총체적인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상반기 한진해운이 달성한 영업이익은 약 2천72억원으로, 매출액 규모가 비슷한 STX팬오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대한해운, STX팬오션이 벌크선 호황에 힘입어 대폭 개선된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컨테이너 전문선사인 현대상선보다도 훨씬 못한 수치다.

   
 
해운 빅4 상반기 실적
한진해운의 오랜 라이벌로 꼽히는 현대상선은 지난 2000년대 초반 그룹 내 악재와 경영권 분쟁을 잇따라 겪으며, 자동차 운송사업을 매각하고 세계 시장에서 순위가 대폭 하락하는 등 추락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뼈를 깎는 사업개편 및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 이를 기반으로 신흥시장에서의 영업력을 강화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이같은 현대상선의 상승세에는 특히, 타 경쟁업체들보다 앞서 구축한 ´사업다각화´와 ´영업력 확대´ 덕분이란 것이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반면, 한진해운은 몇 년 전부터 컨테이너 시황 악화 전망이 잇달아 제기돼왔음에도 불구, 늦게 서야 거양해운 합병 및 사업다각화에 부랴부랴 나서는 등 급변하는 시황에 대비한 ´발 빠른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벌크부문을 확대하고 악화될 컨테이너 시황을 준비했어야 했으나, 제 때 투자여부를 결정하지 못해 황금시기를 놓쳐버린 것.

결국 올 들어서야 늦게 벌크부문을 확대하며 ´끝물 투자´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 BDI지수(벌커운임지수)가 급락하는 등 향후 2-3년 내 벌크선 선복과잉으로 시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한마디로 끝물투자로 볼 재미는 마땅치 않았던 셈.

게다가 타 경쟁업체들은 벌크선 시황악화에 대비해 이미 다른 쪽으로 눈길을 돌린 후라, 그동안 업계 선두자리를 누려온 한진해운이 ´뒤쫓아가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시황변화에 대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 컨테이너 시황악화에도 충분히 선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내 해운리딩업체로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싸워야할 한진해운이 더 이상 세계 해운업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위기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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