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직후인 지난 16일부터 실시된 대우조선해양 실사 과정에서 ‘대우조선 일부 해외 자회사들이 2~3000억원 대의 부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최근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으나 ‘오바’일 확률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사에 참여하고 있는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화 등 3개 업체들이 21일 “와전”, “정밀실사 이전에는 알 수 없는 내용”,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등의 의견을 각각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대우조선측은 “인수전에 참여한 이들 4개 업체들이 자사의 ‘몸값’을 낮추기 위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의혹의 불씨를 지펴 그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 “대우조선 정밀실사 이전에는 알 수 없는 내용”
포스코 측은 대우조선 해외자회사 부실설이 ‘와전’에서 비롯된 것임에 힘을 실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조선 해외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경우 후판공급을 유럽 쪽에서 받고 있는데 (후판을) 제때 공급해 주지 않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원재료(후판)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그렇게 (2~3000억원 대의 부실로 와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갈리아의 이러한 (후판 공급과 관련한) 경영부실은 이미 업계 관계자들이 다 알고 있는 얘기”라면서 “대우조선 재무재표 확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 해외자회사 부실설에 대해) 들은 바도 없고 전혀 아는 바 없다”면서 “어느 언론사에서 이를 대서특필했던데 믿을 수가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어느 특정 업체가 내달 우선협상자로 선정돼서 (대우조선을) 정밀실사하기 전에는 대우조선 해외 자회사 부실 진위여부를 알 수 없다”면서 “우리를 비롯해 인수전에 참여한 4개 업체는 정밀실사를 할 수 있는 자격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역시 “대우조선 해외자회사 부실내용을 기사로는 전해 들었으나 그 외에 아는 바 없다”면서 “대외적으로 밝힐 만한 사항이나 상부의 지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 측은 자회사 부실설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음에 무게를 실으면서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각 업체들의 행보가 시작된 것이라는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플레이’”
대우조선 관계자는 “우리 실사와 관련된 기사 중 내용 자체가 잘못 된 것이 있다”면서 “실제 사실(해외 일부자회사 적자 폭)보다 부풀려진 내용들이 상당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망갈리아조선소의 경우 작년과 제작년을 합쳐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으로 일부매체에 보도됐다”면서 “흑자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망갈리아는 지난 2004년 까지 흑자를 낼 정도로 탄탄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망갈리아가 적자인 것은 맞지만) 보도된 내용의 1/10도 안 된다”면서 “(망갈리아의) 자본잠식상태가 심각하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관련해 그는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이 우리의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루머를 부풀리는 등의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 된다”면서 “향후 논란 확산 여부에 따라 회사차원의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