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동시에 천문학적인 비용에도 불구하고 지상유전이라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 확충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국영석유기업과 손을 잡고 석유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경쟁으로 인해 최근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출이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추진됐던 정유 산업이 어느덧 시나브로 세계의 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가 치열한 국제 석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수출을 강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정유업계, "수출로 고유가 파고 넘는다"
수출 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유사 역시 침체된 내수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유사들은 그동안 원유 전량을 수입해와 공장을 돌려 국내 공급을 담당하다 보니 달러 먹는 하마라는 평가는 당연한 듯 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국내 정유사들의 그동안 앞선 투자가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완전한 수출 업종으로 변모한 셈이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벙커C유 등 중질석유제품의 수요는 급감하고 있는 데 반해 휘발유, 등·경유, 항공유 등 경질석유제품 수요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 역시 50%를 넘어서며 정유업이 내수위주 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총 수출액 중 석유제품 수출액 비중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 1991년 1.9%에서 지난해 6.3%로 17년 동안 3.3배나 증가한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여도 역시 증대됐다. 석유 수출액의 GDP 비중은 지난 1991년 대비 지난해 3.4배나 늘었다. 국내총생산 중 정유업계 매출액 비중도 1991년 4.8%에서 지난해 8.8%로 커졌다. 아울러 지난해 원유 수입액의 약 40%를 석유제품 수출로 벌여 들여 무역 수지 개선에도 한몫 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벙커C유를 재처리해 휘발유, 등·경유 등 경질 석유제품을 생산해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중질유 분해탈황시설 및 아로마틱 등 석유화학제품생산 투자에 향후 5년간 총 10조원의 투자를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석유시장에서의 제품가격 강세 및 국내 정제능력 및 중질유분해시설 확충으로 수출여력이 늘면서 수출 효자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중국,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낮은 제품재고 수준과 베이징올림픽 특수 등 수요증가 요인이 제품가격 상승을 견인함으로써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축적된 운영기술과 설비 효율화를 통해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증설 등 공급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올해 수출 400억달러 돌파는 물론 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