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진행돼 온 일본 자동차의 러시아 중고차 시장 평정이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연간 40만 대를 웃도는 러시아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중고차 시장을 일본 자동차가 석권한 데 이어 최근 조립공장까지 추진하고 있어 향후 일본의 극동지역 자동차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극동세관을 통해 러시아로 수입된 중고 승용차 27만여 대 가운데 일본 차가 전체의 96%에 달하는 26만대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에서 수입된 중고 승용차는 7천600대로 3%에도 못미쳤다.
이에 따라 19억 달러(수입액 기준)에 달하는 이 지역의 전체 중고차 시장은 사실상 일본이 석권한 셈이다.
일본 차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수입 차량도 점차 고급화되자 러시아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수입 관세율을 높이고, 현지 도로와 반대 방향인 우측 운전석 차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서 닛산이 러시아 극동지역에 조립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 차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항공, 나노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인 로스테크놀로지 세르게이 체메제프 사장은 최근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바이칼 국제경제포럼에 참석,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 닛산이 극동 콤소몰스크 나아무르 지역에 조립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항공산업을 비롯한 방산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어 자동차 조립공장 후보지로 적합하다는 게 러시아 측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차가 운전석 위치가 같고 가격 경쟁력도 있지만 추운 날씨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면서 "일본 차 조립공장까지 들어서면 한국 차량의 판매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