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부인인 명계춘(明桂春) 여사가 16일 오전 4시 40분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1913년 서울 출신으로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1931년 박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은 명 여사는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등 6남 1녀를 길러냈다.
명 여사는 강한 정신력과 포용력을 갖춘 현모양처의 표본이었으며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가족과 직원들을 뒷바라지를 해왔다.
저포전(紵布廛:모시가게)을 경영하던 명태순 씨의 딸로 태어난 고인은 숙명여고를 졸업한 지 두 달 만에 공회당(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당시 경성고상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고 이듬해 맏아들인 박용곤 명예회장을 낳았다.
열여덟살의 나이에 30여 명이나 되는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들어간 명 여사는 해방 후에는 운수업 실무를 맡기도 했다.
이후 명 여사는 박두병 회장이 동양맥주를 창립하고 대한상의 회장을 지내는 등 주목받는 경영인으로 부상하자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내조와 자식교육에 전념해왔다.
명 여사는 생전에 매년 1월 자신의 생일에 조촐한 축하연을 갖고 수시로 가족모임을 통해 인화를 강조하는 등 두산가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빈소는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8시 30분, 영결 미사는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선영. ☎ 02)2072-2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