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대우조선 인수해서 포스코를 견제한다"

2008-09-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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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대비 포석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M&A 인수에 뒤늦게 참여한 배경으로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포스코 견제설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조선 및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동종업계 엿보기, 인수가격 올리기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단순히 대우조선해양의 내부기술이나 정보를 엿본다든지 인수가격을 올리기 위한 용도로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그렇다고해서 현대중공업이 100% 대우조선해양 인수만을 목표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정몽준 의원이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최고의원으로 있기 때문이다. 설사, 인수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자칫 특혜나 밀어주기 의혹이 일며 정치적으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것이 정치권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현대중공업이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코 견제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포스코는 국내 후판시장에서 거의 절대적인 지위를 갖추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을 수직 계열화할 경우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해지며 후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향후 후판 가격 협상, 신조선 수주 영업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협상보다는 일방적인 통보에 가깝지만)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3사와 포스코간의 협상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 포스코 체제로 전환된다. 후판가격 협상을 해온 조선 3사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포스코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판매하는 후판 가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신조선 영업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박용 후판은 신조선박 전체 건조원가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포스코로서는 그만큼 유리한 입장에서 대우조선해양을 경영할 수 있는 셈.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할 경우,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및 대우조선해양으로 규모가 확대되고 후판 소비량이 워낙 커져 포스코 및 일본 철강업계와의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밝힌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원자재 공동 구매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일치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하고 포스코가 인수하더라도 인수가격을 올림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후판 매입 가격의 불리함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단 현대중공업으로써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에 따른 부정적인 시각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반발은 큰 짐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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