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상생협력 방안의 하나로 중소 협력업체에 총 4853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김익환 기아차 부회장 등 현대차그룹 10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협력업체 대표 200여명은 9일 현대차 남양연구소(경기 화성)에서 하도급공정거래 협약체결 합동선포식을 갖고 상생경영 비전을 구체화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마련한 상생협력 지원 방안에 따르면 중소협력업체 2368개사에 대해 설비투자비와 국산화 기술개발비로 2453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금융기관 연계 협력사 네트워크론 및 신용대출로 2000억원을 지원한다. 또 친환경차 연구개발비로 100억원을 지원하고, 3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하도급대금 지급과 관련, 현금성 결제비율을 100% 유지하는 한편 하도급대금을 주 1회 지급해 협력업체들의 재무건전성을 지원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협력사들의 품질 및 기술지원을 위해 품질기술봉사단과 협력업체지원단을 운영하고, 원자재 공동구매를 통해 협력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위해 협력사 임직원에 대한 해외공장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차 계열사들은 하도급을 맡기거나 계약사항을 변경할 때 구두계약 대신 반드시 서면계약서를 작성키로 했다. 또 협력업체의 선정 및 운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자율적인 불공정행위 예방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 계열사들을 상대로 이 같은 협약의 이행 여부를 1년 후부터 평가, 우수한 업체에 대해서는 직권조사를 1∼2년간 면제해 줄 방침이다.
백용호 공정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이번 협약이 대·중소기업 간의 관계를 '갑-을 관계'가 아닌 '상호 윈윈하는 관계'로 재정립하는 일대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김익환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차량품질 향상과 전세계 시장에서의 선전은 협력회사의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달성될 수 있었다"며 "협약을 통해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