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대우조선 인수전, “이제 시작”

2008-09-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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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입찰 마감, 추석 이후 3주간 실사 돌입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이 참여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9일 예비입찰 마감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인수 희망금액과 컨소시엄 구성 내역, 경영계획 등이 내용이 담긴 예비입찰서가 산업은행에 제출됐긴 하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탓에 각 인수후보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눈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의 시장가격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 컨소시엄 구성의 윤곽이 대체적으로 드러난다는 점 등으로 인해 10월 초로 예정된 본 입찰을 앞두고 물밑 신경전이 점차 가열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지난 8일 “정부가 보유한 대우조선 등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적정수준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발언을 놓고 각 경쟁업체들 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음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불협화음이 터져 나와 소폭의 판도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 ‘매력 있는’ 국민연금-우리사주

업계 관계자들은 대우조선 최종인수가를 5~7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지갑’이 두둑한 업체의 경우 독자적 인수가 가능한 금액. 물론 GS나 한화의 경우에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무리없이’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그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안정적 투자자’ 존재여부는 그 무게감을 달리할 수 있다. 최대 1조5000억원의 기금을 대우조선 인수에 쓰기로 한 국민연금관리공단(국민연금)과 지분 0.46%를 갖고 있는 대우조선 우리사주조합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은 10월에 있을 본 입찰 전후로 짝짓기를 마무리 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으며 우리사주조합은 유동적이다. 포스코, GS, 한화 등 3개 업체의 경우 국민연금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의 언급과 관련해서는 GS와 한화가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GS는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중동 측 전략적 투자자들을 포함, 한화는 그리스 선박업체들과 컨소시엄 최종 참여 여부를 놓고 조율중인 것으로 각각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재계는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 정부의 행보에 불편한 시각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대우조선 인수전이 본격화 된 직후 정부가 방위산업에 대한 국가기밀 유출우려를 표하고 대우조선 입찰자격에 외국계 기업을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한데 비해 전 위원장의 발언은 이와 현격한 온도차가 난다는 지적. 

업계 관계자는 “(전 위원장이 밝힌) ‘적정수준의 외자’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인지 아리송하다”면서 “외자를 끌어들이면서 (대우조선) 기술력 부분에 대한 제약을 걸면 투자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정·재계 “정부, 일관성 있어야”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보냈으면 한다”고 지적한 뒤, “일부 업체들은 방위산업체도 있고 여러 가지 전략적인 국가 기간산업도 있을 텐데 외환수급을 위해서 외자 유치하는 것이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인지 좀 경위를 알아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우조선 매각 작업과정에서 당정간 소통이 전무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외국자본 유입에 대한 논란의 불씨가 정·재계로 확산, 인수전 지각변동을 일으킬 개연성도 있다.

‘본 입찰’ 뚜껑을 개봉하기 전 까지 ‘속단’은 힘들다는 방증인 셈.  

이재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현금 확보 측면에서 포스코가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6조원 수준의 인수자금은 누구나 조달가능할 것”이라면서 “시너지 효과는 업체마다 비슷비슷하나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과 동종업계여서) 단기적 시너지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누가 높은 인수의지를 가지고 있느냐, 누가 가장 사회적 논란 없이 무난한 인수를 할 수 있느냐가 인수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산업은행은 예비입찰서를 검토한 뒤 오는 주말쯤 각 인수희망 업체들에게 실사 참가허용 여부를 통보할 계획이며, 실사는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 약 3주간에 걸쳐 진행된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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