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둘러싼 여야의 ‘지루한’ 줄다리기

2008-09-08 15:48
  • 글자크기 설정

강만수 “추경안 통과 안 되면 가스, 전기료 인상할 수밖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최근 4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추경안) 처리여부를 놓고 심상치 않은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이를 처리하기로 양당이 합의함에 따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가 8일 추경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했지만 그 전망은 불투명하다.

추경안 가운데 1조2000억원에 달하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손실보전금 지급여부, 1조331억원에 달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놓고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다 이번 추경안이 국가재정법상 추경예산 편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중․서민층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민생대책의 성격에 부합하는지 등의 대목에서도 시각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한나라당은 “한전, 가스공사가 올해 유가 인상으로 입은 손실을 국고로 보전해 주지 않으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두 회사가 지난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고 외국인의 주식비중도 높아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그런 가운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예결위회의에 참석,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가스, 전기료를 추가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 한나라당의 견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기도 했다. 

정부여권과 야권의 힘겨루기가 정점에 달했음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SOC 예산이 지하철 조기 착공, 우회도로 건설에 사용돼 중장기적으로 서민 유류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비해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러한 난맥상은 같은 날 잇따라 열린 양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추석을 앞둔 시점에 서민고통 경감에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하는데 추경안 처리에 고리를 걸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다”면서 “이는 서민정당을  자처하는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위험한 ‘거품 추경안’을 계속하고 있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가재정법을 위반하는 불법 추경이 아니라 합법추경, 거품 추경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민생추경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