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침체가 가시화함에 따라 불황의 늪에서 헤매던 국내기업들이 사업다각화와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세대 조명시장을 좌우할 LED사업을 놓고 삼성전기와 선점경쟁 중인 LG이노텍은 지난달 28일 LG마이크론과 합병 의사를 공식화했다.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합병은 연 매출 2조원대이면서 코스피 상장사인 LG이노텍이 연 매출 1조원대이며 코스닥 상장사인 LG마이크론을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전기전자부품을 비롯해 파워모듈, 모터, 튜너, LED, LCD 모듈, 카메라 모듈 등을 제조하는 부품업체이고, LG마이크론은 LCD 부문의 핵심 디스플레이 재료인 포토마스크와 쉐도우 마스크 등의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두 회사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삼성전기에 버금가는 종합부품업체가 탄생한다는 점과 3조원이 넘는 매출 규모로 글로벌 톱10 반열에 당당히 오를 수 있다는 것, LG전자와는 기술 공유가 가능해진다는 점 등이다.
LG이노텍은 내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해 휴대폰용 라이팅 모듈 개발에 뛰어드는가 하면, 블루투스 관련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합 부품업체로서 제품군을 다변화하기 위한 의지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SDI의 태양전지는 소형 2차 전지로 휴대전화나 노트북PC에 활용할 예정이고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에 들어가는 리튬이온전지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이 될 HEV 전지 개발을 위해 1일 독일 자동차부품업체인 보쉬와 50대 50의 비율로 합작하는 'SB리모티브'를 출범시켰다.
SB리모티브는 2010년부터 HEV용 전지를 양산해 2015년까지 매출 16억 달러, 세계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삼성SDI는 전통적인 사업영역인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의 경우, 환골탈태를 위해 삼성전자와 손을 맞잡았다.
우선 OLE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SDI는 삼성전자와 50대 50으로 출자해 OLED 전문업체 ‘삼성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설립키로 했다.
삼성SDI의 기존 PDP 사업은 단순 PDP 생산에 그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TV까지 일관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7월부터 PDP 라인인 멕시코 공장에서 PDP TV 세트를 시험생산중이다. 현재는 42인치 TV를 소량 생산중이나 앞으로 월 9만 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의 생산 성과가 좋을 경우 국내와 헝가리 사업장에서도 TV세트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달 29일 대만 암트란 테크놀로지와 LCD 모듈 생산 및 위탁제조(EMS) 방식의 LCD TV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LG디스플레이와 암트란은 중국 쑤저우(蘇州)에 들어서는 합작법인 'SRT(Suzhou Raken Technology)'에 각각 51%와 49%의 상호 출자를 통해 약 2천만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그동안 LCD(액정화면) 패널만 생산해온 LG디스플레이는 이로써 LCD TV 제조업에도 본격 진출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암트란 뿐 아니라 또다른 해외 TV제조업체들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고 있으며, 아울러 전후방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와 PDP 등 디스플레이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미래 시장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신규 사업 진출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힘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성 기자 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