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1년…집값 낮췄지만 미분양·공급위축 불러

2008-08-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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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까지 확대 적용된지 이달 말이면 1년이 된다. 반시장적이라는 건설업계의 불만과 잇단 분양가 인상요인으로 분양가가 뛰면서 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그동안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시장을 하향 안정세로 이끌었지만 미분양 주택 급증, 공급 위축 등 적지 않은 부작용도 불러왔다는 평가다.

◆'상한제'의 '빛'…시장 안정 기여

'부동산 광풍'을 잠재우기 위한 구원투수로 등장한 상한제의 위력은 그 상징성만큼이나 대단했다. 정부가 지난해 초 내놓은 '1ㆍ11대책'을 통해 분양가상한제 도입 계획을 밝히자 일방적으로 치솟던 집값은 오름폭을 좁혀나갔다.

2006년 한해 동안 경기지역 집값은 24.8% 뛰었고 서울도 18.9%나 올랐다. 하지만 정부의 상한제 추진 발표로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의 집값은 16개월만에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전국의 집값도 안정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집값은 서울이 5.4%, 경기도가 4.0%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승폭이 다소 커졌지만 지난달까지 서울 6.6%, 경기 4.7% 등으로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시장이 안정된 것을 상한제만의 공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03년부터 대규모로 지정한 공공택지지구에서 주택 공급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또 상한제 적용물량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집값 안정에 기여했다.

◆'상한제'의 '그늘'…미분양 급증ㆍ공급위축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고 주택 공급이 위축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상한제가 민간에 확대 적용되자 주택 수요자들은 저렴하게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청약 일정을 뒤로 밀었다. 그 결과 전국에 13만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주택이 건설업계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미분양사태가 장기화할 태세를 보이자 정부는 잇달아 대책을 내놨지만 주택업계는 미덥지 않다는 반응이다.

더 큰 문제는 분양가 인하라는 상한제 도입 취지마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수도권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165만원이었으나 올해에는 1380만원으로 18.4%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상한제가 적용된 민간아파트 분양도 전국적으로 3700여가구에 그쳤다.

중장기적인 주택 수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건설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주택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수도권 주택건설 인허가물량은 지난 4월만 해도 2만1000가구에 달했지만 6월에는 1만419가구로 급감했다. 지난해말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승인신청이 급증했던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일부 집값 안정 효과가 있다하더라도 민간택지까지 상한제를 계속 강제할 경우 공급이 위축돼 집값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는 만큼 민간택지는 상한제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시기상조"라며 "시장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상한제를 손대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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