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매도 개입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에 성공했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30원 하락한 1084.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환 당국은 환율이 1100원선으로 올라서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강력한 시장 개입에 나섰다.
먼저 오전 10시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로 개입했다.
이어 한국은행도 "9월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채권은 67억달러 규모로 당초 예상했던 84억달러보다 적어 외환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외환 당국은 오전 중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직접 매도 개입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정부가 푼 달러가 1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장중 1092.5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정부의 개입 이후 1079.00원까지 급락했다가 저기인식 매수가 가세하면서 1084원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 시점이 적절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달 간 환율 상승을 주도했던 역외세력이 1090원선 부근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 당국이 오전 대규모 개입에 이어 오후에도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환율이 1085원 아래로 밀릴 수 있었다"며 "추가적인 악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환율 급등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환 당국이 언제까지 개입에 나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9월 외화 유동성 위기설이 돌고 있는 만큼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매도 개입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에서 일하는 한 외환 딜러는 "정부가 물가보다 외환보유고에 대해 더 큰 우려를 하고 있어 대규모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9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 만기분을 정리한 후 일제히 환전에 나설 경우 환율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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