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의결했다.
하지만 KB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주식 이전에 기권 또는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지분율이 15%를 넘느냐에 따라 지주사 전환 여부가 결정 짓게 되면서 이에 대한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반대표를 던진 주식 비율을 집계중이다. 반대 비율이 발행 주식의 15%를 넘지 않는다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게 되지만 이 비율이 15%를 크게 초과하고 향후 국민은행 주각가 매수청구 행사 가격을 크게 밑돈다면 지주사 전환은 불투명해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반대표를 행사한 주주의 최종 집계가 끝나지 않았다"면서 "분위기 상 반대표를 던진 주주비율이 많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성공 여부를 결론짓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설립기획단 출범을 시작으로 황영기 전 우리금융회장을 회장으로, 김중회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사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최대 난제였던 지배 구조 문제를 마무리 짓었지만 '주가하락'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
지난 4월말 국민은행은 지주사 전환에 반대표를 던지는 주주에게 주당 6만3293원에서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공고했다. 그러나 당시 국민은행의 주식은 주당 6만9200원으로 이런 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큰 부담으로 작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외악재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지난달에는 주당 5만3600원까지 하락해 매수청구권 행사 가격과 1만원 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주가가 현 상태로 지속되면 국민은행은 반대 주식을 사들이는데 엄청난 액수를 퍼부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달 16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전체 발행 주식 물량의 15%미만이어야만 지주사 전환이 가능토록 했고, 이달 14일에는 주가 분양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외국인들이 매도세가 지속하면서 주총을 앞둔 지난 주말까지 국민은행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훨씬 밑도는 5만60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여려 변수로 인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주가가 행사 가격을 밑돌수록 차익을 노리는 주주들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26일부터 9월4일까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주사 전환에 반대를 표하는 주주들을 설득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비율이 15%이내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지주사 설립에 관한 본인가를 받아 9월29일 KB금융지주사로 전격 출범하게 되며, 국민은행을 비롯해 KB투자증권, KB선물, KB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KB창업투자, KB데이타시스템 등 8개 자회사와 KB생명보험, 국민은행 홍콩법인과 런던법인, KB투자증권 홍콩법인 등 4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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