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국책모기지업계의 구제금융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에서 금융기관은 물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의 부실 자산 상각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부도율 상승과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위기감까지 더해지면서 채권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리먼브라더스에 따르면 채권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국채에 대한 투자등급 은행과 기업들의 스프레드가 지난 1990년대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채와 투자등급 기업 회사채의 스프레드를 반영한 리먼브라더스의 신용지수는 최근 270bp까지 벌어진 상태다. 이는 1990년채 초 이후 가장 큰 수치라고 FT는 설명했다.
<사진설명: 신용위기 우려로 채권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
스프레드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와 국채간 금리 차이를 말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미국발 신용위기 여파가 확산되면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스프레드 역시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같은 채권시장 스프레드 확산의 배경으로는 패니매, 프레디맥과 같은 국책 모기지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프레드 확산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는 업종대표기업들 역시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달 채권 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씨티그룹을 비롯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AIG, 도이치텔레콤 등 각각 은행, 보험, 통신업종 대표 기업들의 금리 부담도 상당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도이치방크의 짐 라이드 신용 부문 투자전략가는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신용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머피 투자 부문 책임자는 "토픽은 패니매와 프레디맥"이라면서 "시장은 분명하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신용위기 불안감속에 채권시장의 스프레드가 확산되고 있다. 그래프는 최근 1년간 10년물 채권 수익률> |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신용시장 위기감으로 채권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면서 증시 역시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에 대한 구제 절차가 진행된 이후 스프레드가 최대폭으로 벌어졌다는 사실이 최근 신용시장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며 이는 증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WSJ는 스프레드 확산에 대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악화와 함께 기업 자금 조달 악화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가 큰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스턴의 존 카타르 머니매니저는 "대출 시장이 개선되기 전까지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안정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증시 약세가 끝날 수 있겠지만 현재에 비해 8% 정도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KM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부터의 스프레드 흐름을 감안하면 상황이 좋아지기 전에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약세장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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