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16년 교역액 23배 증가

2008-08-24 14:19
  • 글자크기 설정

2005년 이후 대중 무역흑자 둔화세 한중 FTA·합작 강화 통해 '무역 일변도' 탈피해야

지난 24일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16년이 지났다. 지난 1992년 8월24일 이전의 중국은 단지 지리적으로만 가까운 나라였다. 그러나 지난 16년간 중국은 경제를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한국과 아주 가까운 나라가 됐다.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을 늘리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또 중국은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경제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향후 한국과 중국이 '행복한 동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을 수출 대상국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한 내수 공략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함께 한국과 중국 기업이 합작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한중 수교 후 교역액 23배 급증 = 1992년 8월 수교 당시 63억7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1452억9000만달러로 무려 22.7배 가량 급증했다.

중국은 2003년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됐으며 2004년에는 한국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고 지난해 들어서는 수입 규모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 대상국으로 올라섰다.

한편 한국은 1992년 중국의 7번째 교역 상대국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일본과 미국, 홍콩에 이어 4번째로 큰 교역국이 됐다. 수입 규모에서도 일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양국은 당초 2012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던 교역액 2000억달러를 2년 단축된 2010년이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0년대 초반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중소기업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제공했다. 또 한국으로부터 각종 부품 등을 많이 수입하면서 우리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6년간 중국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를 연평균 0.46%포인트씩 성장시켰다. 이 기간 한국 경제가 일년에 100% 성장했다고 치면 이 가운데 9% 가량은 중국이 기여한 셈이다.

중국의 발전은 더욱 눈부시다. 중국은 지난 1992년 이후 연평균 9.8%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1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고 불과 4년 만에 세계 4위의 경제 대국, 세계 3위의 무역 대국으로 부상했다.

또 외국 자본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이면서 2006년에는 한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외환보유고 1조달러를 돌파해 세계 최강국인 미국조차 무시할 수 없는 대국으로 우뚝 섰다.

◆ 전환점 맞은 양국 관계 = 중국의 급성장은 한중 관계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이 성장 전략을 수출지향·외자유치에서 균형발전·환경중시 쪽으로 선회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가파른 임금 인상, 가공무역 금지, 첨단업종 위주의 선별적 투자 수용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저임금을 이용, 한국에서 원재료나 중간부품을 조달해 완제품을 만드는 가공무역으로 큰 돈을 벌었지만 이제는 이런 중간단계의 공장은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여기에다 중국이 산업 고도화를 위해 조선과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전자 등의 업종을 집중 육성하면서 이 분야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 흑자 규모는 지난 2005년 232억6700만달러로 정점에 달한 뒤 2006년 209억200만달러, 지난해 187억7700만달러로 둔화세가 완연하다. 올 1분기 흑자 규모도 41억달러에 그쳐 연간 흑자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 13억 내수시장에서 돌파구 찾아야 = 전문가들은 최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역에 편향된 시각에서 탈피해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트라(KOTRA) 베이징무역관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다면 더 큰 기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가공무역 위주의 제조업보다는 중국 정부가 육성하고 있는 서비스업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현지 마케팅과 사후관리(A/S)를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한중 FTA 체결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리밍싱 중국기업연합회 국제부 부장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중 경제협력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은 글로벌 시대에 맞은 새로운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