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많은 10개 주요국 가운데 올들어 한국만 보유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유가 급등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있는 데다 정부가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정책 실책까지 겹치면서 달러를 대규모로 내다 팔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7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2622억달러에 비해 146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당국은 8월에 들어서도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한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외환보유액은 더욱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은 중국은 지난 6월말 현재 1조8088억달러로 지난해 말의 1조5282억 달러에 비해 2806억달러 급증했다. 올들어 6개월간 중국의 증가액은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보다 많은 규모다.
일본은 지난해 말 9734억달러에서 올해 7월말 1조15억달러로 281억 달러가 늘었다. 러시아도 같은기간 4764억달러에서 5683억달러로 919억달러 증가했다.
인도는 2756억달러에서 지난 6월말 3118억달러로 362억달러, 대만은 2703억 달러에서 지난 7월말 2909억 달러로 206억달러 늘었다. 싱가포르는 1630억 달러에서 1767억 달러로 137억 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232억6000만달러 늘어난 2035억6000만 달러, 홍콩은 50억달러 증가한 1577억 달러, 독일은 139억 달러 늘어난 1501억달러였다.
이처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그대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불안이 심화된다. 정부로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팔아 환율을 내려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 달러당 평균 920.6원에서 올해 2분기 1018원으로 10.5% 상승했다. 반면 다른 주요 통화의 환율은 일제히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4분기 113.1엔에서 올해 1분기 104.5엔으로 7.6% 하락했으며, 위안·달러 환율은 7.44위안에서 6.96위안으로 6.5% 떨어졌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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