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등 외국산 이동전화 단말기의 국내 진출을 막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위피’가 폐지 되면 이통사들은 이익이 크게 늘어나지만,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통사들이 위피 답재 의무화 폐지를 계기로 수익이 늘더라도 통신요금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는 통신요금 인하 등 소비자 혜택에 대한 계획도 없으면서 소비자 선택 폭 확대를 앞세워 ‘위피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위피란 국내에서 휴대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때 반드시 탑재해야 하는 소프트웨어(플랫폼)로 그 동안 해외 단말기의 국내 시장 진입 제한요인으로 인식돼 왔다.
이통사들은 위피 폐지로 외산 단말기가 대거 국내시장에 보급되면 소비자들이 국내외 단말기 가운데 자신에게 맡는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친화적인 시장형성을 위해 위피폐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통사들은 저렴한 외산단말기 유입으로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는 등 막대한 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단말기 내 위피 탑재 의무가 폐지되면 국산 보다 많게는 40% 가량 저렴한 외산 단말기들의 국내 시장 유입으로 이통사들은 마케팅 비용이 축소되는 등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HTC, 노키아 등 각종 저렴한 외산 단말기가 국내시장에 유입은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의 가격 하락이 이뤄지고 각 이통사의 마케팅비용 역시 축소되면서 이통사들의 이익이 증가하는 순환구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이통3사는 위피 폐지로 외산 단말기가 대량 유입되더라도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저렴한 외산단말기가 국내에 진출하면 경쟁활성화-> 단말기 가격하락->이통사 마케팅비용 축소->이통사 이익 증가->요금인하 등 당초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순환구조는 사실상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통신요금이 몇 백원 인하됐다고 해도 큰 메리트를 못 느낀다"고 단정하고 "요금인하 보다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업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위피 의무화가 폐지되면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으로 통신요금 인하와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