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용위기 뇌관' 터지나?

2008-08-1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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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책모기지업계 구제금융설 확산 패니매·프레디맥 주가 20% 폭락

제2의 신용위기 뇌관이 터질까. 한동안 잠잠하던 신용위기 악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좀처럼 놓아주지 않고 있다.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설이 불거지면서 금융업종은 물론 미국증시를 강타한 것이다.

유명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정부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구제금융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배런스발 악재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각각 20%가 넘게 빠지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사진설명: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국책모기지업계에 대한 구제금융설이 다시 제기됐다]

전문가들 역시 모기지업계 전망에 대한 비관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아제이 라자드히아크샤 채권 부문 책임자는 "3분기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이 투입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지원없이 이들 업체가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현재 12조달러 규모의 미국 주택대출 중 42%를 보증하거나 소요하고 있다.

프레디맥과 패니매는 배런스의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반발 성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줄이지는 못했다.

프레디맥의 샤론 맥헤일 대변인은 이날 "배런스는 우리의 재무상황을 현저히 과소평가했다"면서 "현재 프레디맥의 자본 구조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패니매의 브라이언 페이스 대변인 역시 "현재 주택시장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측은 여전히 모기지업계에 대한 구제금융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당초 계획대로 구제금율 투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미 의회의 백악관은 재무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해 18개월 동안 크레디트 라인을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한 바 있다. 

모기지업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지난 여름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발 신용위기 사태 종료가 아직 멀었다는 비관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 왈리드 참마 공동 대표는 "신용위기 사태가 내년 또는 2010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들의 파산이 줄을 이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참마 공동 대표는 "미국의 소형 지방은행 중 모기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은행들의 파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그룹의 토비어스 레브코비치 투자전략가는 "신용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증시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해 연말 S&P500지수는 1475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에서 4.8% 하향 조정한 것으로 레브코비치 전략가는 다우지수 목표치도 1만3250으로 5%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신용위기 사태가 종료되기는 커녕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메릴린치의 리차드 번스타인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융권에서 5000억달러 규모의 신용손실이 반영됐지만 신용위기 사태는 깊고 광범위하며 전세계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기 사태는 금융권의 실적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상태다. 미국 은행과 증권사들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으며 주가 역시 올들어 30%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문사인 컴버랜드의 데이빗 코토크 사장은 "금융위기는 이제 절반 정도 지났을 뿐"이라면서 "부실자산 상각을 위해 많게는 1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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