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명보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의 보험설계사 이직률이 다른 업체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불완전판매 증가로 인해 가입자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 기준 미래에셋생명 소속 설계사들의 1년 미만 이직률은 66.6%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새로 들어온 설계사 10명 중 7명 가량이 1년도 지나지 않아 그만두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경쟁 업체인 삼성생명(20.4%)과 대한생명(28.0%), 교보생명(27.0%)은 물론 ING생명(29.2%)과 알리안츠생명(28.3%) 등 외국계 보험사들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2년 미만 이직률도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무려 81.2%에 달해 30~40%대를 기록한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높았다.
삼성생명의 2년 미만 이직률은 31.9%였으며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42.3%와 39.0%를 기록했다.
생보사들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략 7년에 걸쳐 보험사 운영에 쓰이는 사업비와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신계약비(보험계약 체결에 따른 수당)를 거둬들인다.
7년이 지나면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 전액이 가입자의 위험 보장에 사용되며 사고 발생시 받을 수 있는 보험금 규모도 커진다.
그러나 7년이 되기 전에 설계사가 자주 바뀌게 되면 가입자는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볼 수 있다.
다른 설계사가 따낸 보험계약을 담당하게 되면 신계약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설계사는 자신의 신계약비 수입을 위해 가입자에게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종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의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은 보험료 중 일부가 주식 및 펀드에 투자되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설계사가 자주 바뀌면 가입자는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판매 수입은 2006 회계연도 기준 4948억원으로 국내 보험사 중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설계사들 근무 연한이 짧아지면 아무래도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제대로 교육을 받기도 전에 상품을 팔아 수당만 챙기고 그만두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래에셋생명 소속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은 해당 업체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보사들은 신입 설계사가 들어오면 2~6개월 간의 교육기간 동안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매월 100~250만원 가량의 수당을 지급한다.
신입 설계사가 입사한 지 수개월 만에 이직해버리면 보험사로서는 지급한 수당 만큼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의 3개월 미만 이직률은 12.0%로 다른 업체보다 최고 3배 가량 높은 편이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의 3개월 미만 이직률은 각각 5.0%와 5.5%, 7.0%이며 외국계 보험사인 ING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각각 3.7%와 6.7%를 기록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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