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를 사로잡고 있던 족쇄가 느슨해지고 있다. 전세계에 인플레 공포를 확산시켰던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선데다 글로벌 자본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은 달러 역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신용위기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고 부동산시장의 침체 역시 여전하지만 미국증시에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달러의 랠리가 지속되고 유가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 미국증시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10일 전망했다.
S&P의 알렉 영 투자전략가는 "지난주는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으로 견고한 사이클 보여줬다"면서 "경제지표만 받쳐준다면 이번주에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한주간 3.6% 올랐고 S&P500이 2.9%, 나스닥이 4.5% 상승하는 등 주요지수가 일제히 강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달러와 유가 등 증시를 둘러싼 3가지 외적인 요인 중 2개가 풀리고 있다면 경제지표가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설명: 달러 약세가 주춤하고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미국증시에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
영 전략가는 "달러와 유가의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 둔화가 유가 상승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국제유가는 주말을 앞두고 배럴당 4.82달러 하락하면서 115.20달러를 기록했다. 한주간 낙폭은 8%에 달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증시 반등이 약세장에서의 반등을 뜻하는 '베어랠리'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달러와 유가 악재가 줄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신용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회복 신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제프리 소트 투자전략가는 "미국경제가 'W'자형 패턴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경제는 지금 W자의 중간에 있을 수 있으며 이는 회복하기에 앞서 또 다른 둔화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달러와 유가 안정에 힘입어 증시는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상승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어닝시즌은 실질적인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주까지 S&P500기업 중 449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22.1% 감소했다. 금융기업의 순익이 94% 급감한 탓이 크다.
최근 1년간 다우지수 추이 |
3분기 실적 전망 역시 그리 밝지 못하다.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주식회사 '미국'의 순익이 3분기 6.4%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달초 전망치 12.6%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톰슨 파이낸셜의 존 버터스 애널리스트는 "3분기는 기업 실적의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14일 월마트의 실적발표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주요 경제지표로는 12일 주간 소매매출과 함께 6월 무역수지가 공개된다. 13일에는 7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전월 0.1% 증가한 뒤 0.3% 감소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7월 수출입물가가가 발표되고 14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된다. 월가 전망치는 0.4% 상승이다.
15일 7월 산업생산과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모두 전월 대비 악화될 전망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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