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2004년에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의 노희명 교수가 개발한 방법으로 현재 유기농 채소 판매업자들이 제품 검사에 사용하고 있다.
노 교수가 개발한 방법은 ‘화학비료와 퇴비를 사용할 경우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질소의 동위원소 잔류비율을 이용하여, 유기농법 재배의 진위를 판별하는 것’이다.
질소에는 질량수가 각각 14와 15인 두 가지 동위원소가 있다. 주기율표에 질소의 질량수가 14.0067인 것을 보면 대부분의 질소는 질량수가 14이고 질량수가 15인 질소는 극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농부가 사용한 비료가 화학비료인지 퇴비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질량수에 따라 반응성이 미세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화학반응을 거칠수록 N-14가 많이 소모되어 N-15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화학비료는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하여 직접 만들어지므로 그 사이에 거친 화학반응의 수가 적지만, 퇴비는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많은 화학반응을 거친다. 따라서 퇴비는 화학비료보다 N-15의 비율이 높다.
이 검사법은 농약 잔류물 조사 방법과는 달리 비누나 물로 씻어낼 수도 없다. 또한 검사 비용이 싸고 채소가 자라는 동안 어떤 단계에서도 검사가 가능하며 결과가 나오는 데는 10일 정도가 걸린다.
그렇다면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이름만 내세운 유기농 채소에 속는 일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이 기술은 유통업자가 확인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유통업자가 실제로 그 채소를 먹을 구매자를 속인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래서 농축산물 생산이력제가 필요한 것이다. 글 : 이정모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