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5일(현지시간) 개최한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방기금목표금리를 2%로 동결했다.
연준은 FOMC 성명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지난 6월 9개월만에 금리인하 행진을 멈춘 뒤 2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함 셈이 됐다.
<사진설명: 버냉키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5일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2%로 동결했다> |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근심이 커졌다는 점에서 연내 금리인상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FOMC에 대한 금융시장에 대해 증시와 달러는 상승세로 반응했으며 실세금리 역시 올랐다.
다우지수는 300포인트가 넘게 올라 1만1615.77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2.81% 급등한 2349.83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87% 상승한 1284.88을 기록했다.
이날 성명문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지난 6월 성명문에 나타났던 경기하강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는 문구가 삭제됐다는 것이다.
연준이 평가하는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위험이 최근 2개월 사이에 더욱 커졌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연준은 이와 함께 유가의 고공행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인플레 기대심리가 커지고 사실도 지적해 경기침체 위험과 인플레 부담이 공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성명서는 또 신용위기와 부동산시장의 지속적인 침체, 에너지 가격 상승이 향후 수분기에 걸쳐 미국 경제의 성장을 제한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FOMC는 인플레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이 한 방향으로 모아지기 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긴축과 부양을 적절히 사용하는 쪽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설명: 연방기금목표금리 추이> |
하버드대학의 마틴 펠드스타인 경제학 교수는 "연준은 올바른 신호를 보냈다"면서 "연준은 또 경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알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연준이 신중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용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은 30년래 최악의 상황을 지속하고 있으며 기업 투자와 소비 지출 역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5월 S&P 케이스-쉴러 주택지수는 15.8% 하락한 바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상반기에 연율 1.4%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경제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실업률은 5.7%로 치솟았다.
MKM파트너의 마이클 다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연준의 입장 변화는 미묘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둘기파적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경기하강 위험 완화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성명문은 최근 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평가를 나타낸 것으로 미세한 전망 하향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준이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이번주 정례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와 영란은행(BOE) 역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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