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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조형목 감독 "고지가 바로 저긴데.."
해외로 뻗어나간 한국인 양궁 지도자 중 가장 젊은 조형목(28) 스페인 감독의 안타까운 사연이 베이징으로 전해졌다.
조 감독은 스페인 남자 양궁 대표 다니엘 모릴로(20)를 베이징올림픽에 출전시켰지만 정작 본인은 베이징에 올 수 없게 됐다. 5일 한국 대표팀에 따르면 조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극심한 성적(成績) 스트레스에 시달린 끝에 지난달 갑자기 쓰러졌다.
큰 병은 아니지만 의사로부터 "장거리 여행은 안된다"는 진단을 받았고, 조 감독 대신 코치가 모릴로와 함께 베이징으로 왔다.
스페인이 2006년 말 조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스페인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양궁 종목 처음이자 마지막 금메달(남자 단체)을 따내긴 했지만 유럽에서는 약체로 꼽힌다. 1996년 애틀랜타대회 성적은 남자 개인전 60위에 불과했고, 그 후로도 메달권에 들어가지 못했다. 스페인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성적도 저조하자 한국인 감독 영입이라는 비책을 꺼내들었다. 대부분 국가가 한차례 올림픽 기간에 맞춰 2∼3년 계약을 맺는 반면, 조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6년간 대표팀을 이끌어달라는 조건이었다.
배재대 졸업 후 인천 계양구청에서 선수 겸 트레이너로 뛰던 조 감독은 스페인으로 건너간 뒤 정신력 단련 등 한국식 훈련 방식을 전달하며 열성으로 뛰었다. 그 결과 모릴로를 베이징에 진출시키며 선전을 예고했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올림픽에 나올 수 없게 된 것이다.
조 감독은 `양궁인 커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결혼을 약속한 이미정(29)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3위에 올랐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돌연 `한 국가 선수들이 한 종목 1∼3위를 휩쓸면 동메달을 다음 순위 국가에 준다'는 규정을 적용하는 바람에 동메달을 빼앗긴 일화로 유명하다.
당시 대학 1학년 어린 나이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기대를 모은 이미정은 이후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고, 국내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끝에 올해 은퇴했다.
1998년 당시엔 조 감독이 이미정을 위로했지만 이번엔 이미정이 실의에 빠진 조 감독을 응원하러 스페인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