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공격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넉 달 연속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이 넉달 연속 줄어든 것은 2001년1월부터 4월까지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4일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105억8000만달러 줄어든 247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8억8000만달러 증가한 외환보유액은 4월 37억6000만달러 감소로 전환한 뒤 5월(-22억8000만달러)과 6월(-1억달러) 모두 감소세를 나타내 넉달째 줄어들고 있다.
한은은 "유로화와 엔화 등 보유중인 통화의 평가 절하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환시장의 불균형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뒤 공격적인 시장개입에 나섰다.
이들 외환당국이 지난달 8일에 20억달러, 9일에는 50억달러 안팎의 달러 매도물량을 각각 쏟아내는 등 한달간 약 200억달러의 보유 외환을 사용한 것으로 시장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추정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외환시장의 심리적인 쏠림현상이 진정됐고 외환 운용수익도 매달 발생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도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충분한 수준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시장개입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지난달 시장개입은 어느 정도 필요성이 있었고 투입 비용에 비해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며 "다만 추세적으로 외환보유액이 줄거나 단기외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2084억3000만달러(84.2%), 예치금 385억8000만달러(15.6%), 국제통화기금 포지션 3억5000만달러(0.1%), 금 7000만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