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최근 재검토 논란을 빚고 있는 혁신도시 사업에 대해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복기능군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토지공사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혁신도시 재검토 논란 끝에 정부가 문제점을 보완한 뒤 혁신도시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전망이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낙연 통합민주당 의원이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혁신도시의 산ㆍ학ㆍ연 협력 및 파급효과 극대화 방안으로 "정치적 필요에 의해 10개나 건설되고 있는 혁신도시 수를 3~4개 정도로 줄이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중복되는 기능군들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는 지난 14일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이전추진단이 주최한 '혁신도시 발전방안 워크숍'에서 나온 발표자료다.
이 의원은 토지공사의 주장에 대해 "혁신도시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3∼4개 정도로 줄여야 하며, 설령 숫자를 줄이지 못한다면 중복되는 기능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는 얘기"라며 "토공 담당자로부터 현재 10개로 나누어져 있는 혁신도시의 공공기관들이 기능별로 제대로 분류돼 있지 않은 만큼 공공기관을 재분류해 유사 기능군을 한 곳으로 집중하자는 취지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혁신도시 기능군을 통폐합하면 일부 혁신도시의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기능 통폐합 과정에서 혁신도시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문제점을 보완해 추진하겠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혁신도시 수 감축과 기능통폐합 등 사업 틀 자체를 바꾸려고 한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토지공사는 모두 10개의 혁신도시 가운데 대구, 광주ㆍ전남, 울산, 강원, 전북, 경북 등 6곳의 사업 시행을 맡고 있다. 참여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책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180개 중 124개가 지역 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된다.
한편 토지공사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토지공사는 "혁신도시 수를 3~4개로 줄이자는 내용은 물리적으로 혁신도시 수를 줄이기 힘들다는 내용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혁신도시는 이미 보상율이 80%대에 이르고 공사도 시작된 만큼 축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능군 통폐합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언론에서 언급된 혁신도시의 기능조정 및 축소가 불가피한 경우 새정부에서 추진하는 광역경제권에서 제시된 권역별 기능들과 부합되도록 재조정하자는 차원에서 검토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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