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 신용위험 나몰라라…이자 챙기기 급급

2008-04-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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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신용위험 5년 만에 최고 수준 은행권, 대출 축소 계획 없어

국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애써 무시하고 당장 눈 앞의 예대마진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향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것인지 여부를 나타내는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1분기 -22에서 2분기에는 -16으로 높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이면 '까다롭게 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응답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로 지수가 높아진 것은 대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은행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도 2분기 들어 1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1분기 6에서 2분기에는 14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자금 조기 집행 등이 영향으로 대출수요가 다소 축소됐지만 2분기 들어 영업자금 수요로 대출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 등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중소기업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도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미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의 신용위험 수준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신용위험지수가 1분기 26에서 2분기에는 3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03년 3분기에 50을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눈 앞에 닥친 위험을 방치하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예대마진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광상 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 최근 소비자물가가 급등해 내수가 부진한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도 악화되고 있어 재정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면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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