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뉴타운 개발 공약이 쏟아지면서 일부 지역 부동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서울지역 18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자 공약을 살펴보면 서울지역 48개 선거구 가운데 후보자들이 뉴타운 관련 공약을 내놓은 선거구는 21곳에 달한다.
뉴타운 사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뉴타운 추가 지정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잇단 선심성 공약은 개발 기대감으로 이어져 총선 이후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와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도봉구 동작구 중랑구 서대문구 구로구 등 서울 곳곳의 연립 및 다세대주택 가격이 급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잇달아 뉴타운 사업지 신규 지정, 뉴타운 조기 착공,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창1ㆍ2동이 속한 '도봉갑' 선거구도 다르지 않다. 이 지역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김근태,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는 일제히 창1ㆍ2동의 4차 뉴타운 지구 지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대지지분 33㎡ 이하 다세대주택은 연초 3.3㎡당 1800만원선이었지만 지금은 2000만원에도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
여야의 '전략 공천'으로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동작을' 선거구도 뉴타운 기대감에 한껏 들뜬 분위기다. 이 지역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가 '사당 뉴타운' 지정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동작구 사당 1동을 중심으로 지분값이 뛰며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 대지지분 33㎡짜리 연립이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지난해 말 3.3㎡당 1800만~2000만원에서 현재 2200만~2500만원으로 오른 것은 물론 3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무소속 이상수 후보와 한나라당 유정현 후보가 경합 중인 '중랑갑' 선거구에서도 뉴타운 지정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면목동 일대 대지지분 33㎡ 연립주택의 경우 지난해 말 3.3㎡당 1500만~1800만원이던 것이 최근 2000만~2100만원으로 600만~3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문제는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 건 뉴타운 개발 관련 공약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뉴타운 지정 권한은 국회가 아닌 서울시에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말 "임기 중에 추가로 뉴타운을 지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집값이 폭등하는 것을 보고 추가 뉴타운을 계획을 무기한 유보하자는 결심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강북 일부 지역은 이미 재개발 호재가 집값에 반영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뉴타운 개발은 지정에서 입주까지 사업기간이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자금이 묶일 위험도 크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뉴타운 지정 권한은 서울시에 있기 때문에 총선 공약에 기댄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며 "공약보다는 노후도나 인구 등 뉴타운 지정 기준 등 개발 가능성과 시장의 흐름을 보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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