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공장총량제, 금산분리 폐지 촉구

정부에 건의서 267개 규제 개편 요청

양성평등, 공평과세 배치부분 포함돼

재계가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춰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공장총량제, 금융관계법령 및 공정거래법이 정한 금융·산업자본 간 분리원칙 등의 폐지해 달라는 입장을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

이 가운데는 양성평등과 공평과세 등에 배치되는 부분도 상당부분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식경제부는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가 정부에 신규 과제 52건을 포함해 267개의 규제를 개편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관 부처별로는 국토해양부가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동부 65건 ▲기획재정부 39건  공정거래위원회 21건 ▲지식경제부 20건이었다.

성격별로는 입지관련 규제가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안전(43건), 고용(33건), 세제(27건) 등이었다.

입지관련 규제개혁은 수도권에서 일정량 이상의 공장 건축을 제한하는 공장총량제 폐지, 수도권과 대규모 산업시설 집적지역의 기업도시 개발 허용 등이 포함됐다.

금융, 지배구제 등과 관련해서는 금산 분리원칙과 대기업집단 지정, 상호출자금지, 재벌계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등의 폐지를 요청했다.

이와함께 적대적 M&A(인수·합병) 방어 장치를 상법에 명시하고 대기업 소속 금융기관의 사모펀드(PEF)참여 허용도 요구했다.

특히, 고용 세재관련 부분은 양성평등, 공평세재 등과 상충되는 부분이 포함돼 있어 관심이 증폭된다.

재계는 세제분야에서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세 부담 완화를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상 재벌에 대한 ‘특혜’를 부여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세제분야에는 또 법인세 과표 상향 및 세율인하 등이 포함됐다.

고용분야는 양성평등에 배치되는 부분이 상당부분 담겨있다. 재계는 국가유공자 채용시험 가점제도와 육아휴직 중 해고관련 벌칙이나 육아휴직 뒤 동일직무 복귀관련 사항 등의 완화를 요청했다.

또 고용의무비율 및 장애인 고용의무제도 등의 개편은 소외계층 채용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직장보육시설 설치의무·직장 내 성희롱 벌칙규정 완화 등도 여성에 대한 배려가 미흡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건의서에 포함된 비정규직 활용범위와 사용기간 확대, 서비스업의 외국인 고용허가제 허용 확대 등은 사실상 비정규직을 늘리겠다는 의미로 관측된다.

한편 지경부는 267개 규제개혁과제를 부처별로 분류해 전달하고 경제단체,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경제제도 선진화 작업반을 만들어 다른 부처의 업무영역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자체 대안을 작성한 뒤 국무총리실과 관계 부처에 추가 전달할 계획이다.

신종명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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