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외진출 탄력 받을까

2008-04-02 14:41
  • 글자크기 설정

금융위 "해외 자회사 투자한도 푼다" 생·손보업계 미묘한 온도차 드러내

앞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국내 보험사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해외 자회사는 자회사 투자한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기 때문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상견례 자리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해외 자회사 주식소유 한도를 없애주겠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사의 경우 전체 자회사 주식소유 총액이 자본금의 60% 또는 총자산의 3%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보험업계는 이 때문에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다.

전 위원장의 규제 완화 발언에 대해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 모두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관련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생보사들은 전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화 할 경우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 자본금 규모가 1000억원인데 자회사 주식소유 한도를 60%로 제한하면 고작 600억원에 불과하다"며 "투자한도 규제는 당연히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태국과 중국에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해있다. 태국합작법인 '시암삼성'은 자본금 1250만달러로 시작해 2005년 흑자로 전환했으며 매출규모도 2006년 183억원, 2007년말 216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5년 7월 출범한 중국합작법인 '중항삼성'의 경우 2006년에는 매출규모가 8억8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급성장하며 6배 증가한 5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삼성생명은 자회사 설립 및 현지 보험사 인수가 가능해지면 기존 합작법인보다 영업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있는 대한생명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베트남 보험영업 설립인가를 신청한 대한생명은 현재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할지 현지 자회사를 설립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투자한도가 풀리면 운신의 폭이 넓어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손보사들은 규제 완화에 찬성하면서도 이로 인해 단기간 내에 해외진출이 급물살을 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규제를 푸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라며 "다만 투자한도 규제 완화는 생보업계가 주장해 왔던 부분이고 손보사는 이에 관계없이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2007년 3월 중국 베이징에 자본금 800억원 규모로 독립법인(현대재산보험 유한공사)을 출범시켰다.

삼성화재도 2005년 외국 보험사 최초로 중국에 단독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은 이미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고 영업 중"이라며 "규제 완화도 중요하지만 해외로 나갈 여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뉴스'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