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中, 물가잡기 '안간힘'

2008-02-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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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 7.1% 상승…11년래 최고치

폭설 피해 반영될 2~3월 물가도 안심하기 힘들어

금리.지급준비율 인상, 위안화 평가절상 등 방안 모색

지난달 중국은 사상 최악의 폭설 대란과 함께 우리의 설날인 춘지에 등 영향으로 물가가 최고조로 급등하는 악재를 맞았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그 긴축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동기 대비 7.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1년 이래 월별 최고치이다.

   
 
지난 1월 CPI가 동기 대비 7.1% 상승했다. 지난 11년 이래 월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은 무려 58.8%나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 구성품목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은 무려 58.8%가 올랐다.또 대두유 58%, 채소 13.7%, 조류육 41.2%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

중국 정부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심의 동요 뿐만 아니라 폭설 피해가 반영되는 2월과 3월 물가도 더욱 안심할 수 없어 물가 억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 인상, 지급준비율 인상, 위안화 평가 절상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위안화 절상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은 적절치 못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CPI 수치로 인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인민대학 금융증권연구소 쟈오시쥔 부소장은 “1월 CPI가 높게 나타난 주요 원인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1월은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가 왕성하고 올해 후난, 후베이 등지에서 발생한 폭설 재해로 인해 식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을 들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CPI 상승을 금리 인상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쟈오 부소장은 또 “재해지역 복구를 서둘러 정상적으로 농업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하로 인해 중국만이 나홀로 금리인상을 할 경우 금리차로 인한 핫머니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1월 총통화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해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통화공급이 방만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핫머니 유입은 인플레이션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행 세계금융시장연구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한두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하반기에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중앙은행이 CPI 상승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HSBC(홍콩상하이은행) 중국지역 취홍빈 수석경제학자는 “통화팽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일정한 시간 동안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시중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은 올해 말까지 지급준비율을 19%까지 끌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매번 인상폭을 0.5%포인트로 계산하면 올해 안에 중앙은행은 8차례 더 지급준비율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0차례나 인상했었다. 지난달 16일에는 올해 첫 지급준비율 조정이 있었다. 이날 중앙은행은 지급준비율을 현행 14.5%에서 15.0%로 0.5%포인트 올려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급준비율은 2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해 통화와 신용 공급을 줄여 긴축 통화정책을 이행하고 시중은행들의 유동성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11차례 인상을 단행하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지급준비율이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으로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위안화 절상 카드를 계속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최근 중국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행 세계금융시장연구부 스레이 애널리스트는 “위안화가 올해 달러 대비 7~10%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대해 “물가상승과 무역흑자로 인한 과잉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속도가 더욱 빨라져 7% 이상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중간환율로 계산하면 위안화 누계 절상폭은 환율 개혁 이래 13.31%에 달하며 올해들어 처음으로 절상폭이 2%를 넘어섰다.

지난 한해동안 위안화 절상폭이 6.9%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30일 동안 절상폭이 2%를 넘어선 것은 위안화 절상 속도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난해 12월 평균 7.36위안을 기록했던 위안화 환율은 지난달 7.2위안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락세가 가속화하면서 2005년 7월 복수통화바스킷제도 도입 이후 연일 최저치를 갱신해 최근 7.14위안까지 하락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판강 위원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세계 경제 상황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수입 물가를 낮추면서 물가 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위안화 절상이 유력한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가상승 기여도가 높은 곡물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통해 수입 물가를 낮추면서 물가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여파로 인한 미국경제 둔화가 중국 수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소 빨리 위안화 절상에 개입하는 등 환율정책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김태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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