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하나로, 통신시장 재편 가속화

2008-02-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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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 양강구도 재편 속 KT 위상 흔들

SK텔레콤(SKT)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게 되면서 국내 통신시장은 빠르게 양강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유·무선 양 날개를 달게 된 SKT의 약진은 통신공룡으로 군림하던 KT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일 정부통신부는 SKT의 하나로텔레콤 주식 취득을 조건부 인가했다. 특히 SKT는 '황금 주파수'로 여겨지는 800㎒ 주파수에 대한 독점 사용권도 오는 2011년까지 보장받았다. 이로써 SKT는 무선통신시장의 한계에서 벗어나 유선통신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은 KT그룹(KT-KTF)과 SKT그룹(SKT-하나로텔레콤)이 선두를 다투는 2강 구도를 이루게 됐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T그룹과 SKT그룹의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은 각각 46.3%, 40.6%에 달하게 된다. 양 그룹이 전체 통신시장의 90% 가량을 점하게 되는 것이다. 3위사업자인 LG텔레콤-데이콤의 시장 점유율은 13%에 지나지 않는다.

통신시장의 양강구도가 고착화할 경우 경쟁이 제한되고 소비자의 편익이 저해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통신시장은 유무선 결합상품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IPTV,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3G이동통신, 와이브로 등 뉴미디어 분야로의 확장이 계속되는 터라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통신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정통부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인가하면서 6개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경쟁사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케이블TV 업계도 SKT에 800㎒주파수 독점 사용권을 인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SKT는 정통부의 결정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기준 SKT그룹의 총 자산과 매출은 각각 18조8천121억원, 12조5천693억원으로 KT그룹(26조303억, 18조2천882억원)에 밀리지만 SKT의 실제 영향력은 KT와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선통신시장 점유율 2위를 점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유·무선 양 날개를 달게 된 SKT의 성장 잠재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SKT는 2천200만명에 달하는 무선통신 가입자를 바탕으로 유선 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까지 장악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SKT는 이미 지난해 9월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IHQ를 계열회사로 편입했고 이 회사를 통해 영화제작사 청어람의 지분 30%를 인수했다. 엔터테인먼트 채널 YTN미디어의 경영권도 확보해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SKT는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와 연계해 전자상거래와 영화 등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신개념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시장에서는 IPTV의 부가가치와 연계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SKT가 이미 KT를 앞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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