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기업이 늘면서 국내 제조업 고용 창출 능력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12일 한국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거시경제변수가 산업구조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분야의 취업계수는 지난 1993년 11.08명에서 2006년 3.66명으로 13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취업계수는 총 생산물 10억원어치(불변가격)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IT) 관련 업종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은 같은 기간 동안 11.31명에서 1.69명으로 85%가 감소했고 컴퓨터 및 사무기기 제조업은 16.96명에서 2.45명으로 86% 줄어들었다.
반면 금속산업의 취업계수는 13.99명에서 11.25명으로 약 20% 줄어들어 하락 폭이 가장 작았다.
서비스업 취업계수는 같은 기간 23.94명에서 17.56명으로 27% 하락해 제조업에 비해 하락 폭이 작았다.
또 서비스업 가운데 기계장비 및 용품 임대업과 부동산업의 취업계수는 오히려 19%, 44%씩 늘어났다.
보고서는 기술 발전으로 노동생산성이 높아지고 노동집약적 산업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대거 이전한 것이 국내 제조업의 취업계수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IT산업의 경우 농업을 제외한 부문의 실질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995년 4.28%에서 2006년 16.82%로 4배 가량 증가했다.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개선되는 만큼 고용 창출 능력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내 제조업 고용 비중은 1990년대 급감한 데 이어 2000년대 들어서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생산이 증가할수록 고용도 증가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 추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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