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과 KTF 등이 경쟁적으로 선보인 주유할인 서비스가 실제로는 큰 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마케팅에 이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가 최근 앞다퉈 출시한 주유할인 서비스는 통화량이 평균보다 많은 일부 가입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텔레콤은 지난해 11월 GS칼텍스와의 제휴를 통해 주유시 100~500원을 할인해 주는 ‘주유할인 프로그램(오일 세일)’을, KTF는 지난 1일 현대오일뱅크, S-Oil과 함께 리터당 50~600원을 할인해 주는 ‘주유할인 요금제’를 각각 선보였다.
하지만 양사가 광고하는 대로 주유시 리터당 최고 500원 또는 최고 6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전달 휴대전화 요금이 10만원이 넘어야 한다.
한달 요금이 10만원 이상인 이용자는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중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이다. 전체 가입자의 70% 이상은 한 달 전화요금이 3만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의 경우 리터당 100원이라도 할인 받으려면 휴대전화 요금이 적어도 3만4천500원이 돼야 하지만 이는 LG텔레콤 가입자의 평균 통화시간 월 188분에 표준플러스 요금제를 적용했을 때 산출되는 평균 요금(약 3만3천원)보다 많다.
특히 LG텔레콤은 ‘무료300분’ 등의 무료 통화 요금제’나 ‘ 마이레저 프리미엄 요금제’ 등 통화량이 많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에 가입해야만 주유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애초부터 주유할인 대상을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양사가 주유할인 한도를 공히 월 50리터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혜택의 실효성을 의심케한다.
이 같은 혜택은 NF소나타 운전자의 경우 월 한 차례 가득 채우는 정도에 불과하다.
주유할인 서비스의 혜택은 미미하지만 업체들이 거둔 수확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워낙 크다보니 LG텔레콤 오일세일 프로그램은 출시 두 달여만에 가입자가 11만명을 돌파했다”며 “아직 주유할인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은 SK텔레콤도 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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