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4분기 3천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지난 2003년 3분기 이후 지속해 온 흑자행진을 마무리했다. 매출도 전 분기보다 24% 줄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 1조8천5백억원의 매출과 3천180억원 영업적자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보다 각각 24%, 225% 줄어든 것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각각 29%, 137% 감소한 것이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수익률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도시바에 이어 일본 유일의 D램 전문업체인 엘피다에도 밀리며 4위로 한 단계 추락했다. 같은 기간 하이닉스와 엘피다는 각각 -17%, -9.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하이닉스 이천공장 |
하이닉스 측은 매출 감소 요인에 대해 "계절적 수요에 따라 메모리 출하량은 늘었지만 공급과잉이 지속돼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램 시장의 경우 2GB 채용률이 늘어난 데다 계절적 요인이 더해져 수요는 증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물량이 하반기로 이월돼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는 신규 응용제품에 대한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대와 공정전환으로 공급이 크게 늘었다는 게 하이닉스 측의 설명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전 분기보다 각각 35%, 34% 하락했다. 특히 D램 가격은 지난해 내내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11월 들어서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달러선 아래로 추락했다. 때문에 반도체업계에서 흑자를 기록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하이닉스의 D램 의존도(60%)가 높기는 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비중이 엇비슷한 삼성전자와 낸드플래시만 생산하는 도시바에 이어 D램 사업만 하는 엘피다에도 수익률이 밀리게 된 것은 하이닉스의 생산성이 뒤처지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66나노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D램 생산량을 7% 가량 늘렸다. 결국 비용이 영업손실이 돼 돌아온 셈이다.
전체 생산에서 D램 비중을 줄이고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린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데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자체 소화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8조6천5십억원, 영업이익은 4천9백1십억원, 순이익은 3천6백1십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1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6%, 82% 감소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올해 경영 목표를 '지속가능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수익성 강화' '고객 경영 정착' '신성장 동력 확충' 등 3대 핵심 추진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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