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상호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특사 교환을 통한 외교 관계 정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16일부터 19일까지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예방한다. 또 양제츠(楊潔簾)외교부장을 비롯한 외교 고위 관리들에게 새 정부의 중국 정책을 설명하고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 특사인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14일 이 당선인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당선인에게 중국을 공식 방문해 달라는 후 주석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 당선인은 또 오는 8월 열리는 베이징올림픽과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도 후 주석의 초청을 받았다.
중국 정부의 잇단 러브콜에 따라 이 당선인은 오는 2월25일 대통령 취임 이후 적어도 2~3번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며 후 주석의 한국 방문도 점쳐진다.
한·중이 이처럼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 모색에 나선 것은 양국 모두 비슷한 시기에 새 정부가 출범하기 때문이다. 오는 3월5일 중국에서도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려 국가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장, 국무원 총리 등 지도부를 새로 선출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후 주석을 비롯해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권력 최상층부는 유임돼 정책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역시 한국에 보수 정권이 출범하면서 잠시 대중외교와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지만 한국과의 외교 전선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중국발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올해로 수교 16년을 맞는 한·중 관계가 이미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이웃 관계로 발전한 만큼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양국 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당선인은 왕이 특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한다고 해서 중국과의 관계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중 양국은 경제뿐 아니라 다방면에 걸쳐 협력관계를 업그레이드하자"고 말해 중국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한중 양국은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6자 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입장 조율도 시급한 형편이다. 장기적으로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도 한·중 간 긴밀한 협력은 필수적이다.
한편 중국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중 무역규모 총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1천598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수교 15년만에 31배로 늘어난 것이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70만~80만여명으로 중국 거주 외국인 중 가장 많으며 조만간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수교 당시 13만명이었던 양국 국민의 인적교류는 작년 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이 중 80% 가량이 한국인의 중국 방문이다. 양국간 항공편 수는 매주 800여편에 달한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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