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상품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푸단대학의 쑨리지안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의 강세가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경우, 이는 달러 약세와 미국 경제 둔화를 이끌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장지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여전히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중국의 에너지 소비 구조는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리서치 아시아태평양의 왕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의 충격은 완만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원유 의존도가 낮아 유가의 고공행진에 따른 영향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의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중국은 현재 1조t의 석탄을 확보하고 있으며 3200억t의 석탄을 바로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의 국내 소비를 100년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상품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도 유가로 인한 경제 충력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평가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원유시장에 몰린 투기 자금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유가 역시 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의 협력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는 사실 역시 중국에게는 긍정적이다. 나이지리아의 오데인 아주모고비아 에너지장관은 지난 연말 기자회견을 통해 "2008년 에너지 산업에 5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이중 40억달러는 외부 투자가들에게 맡길 것"이라면서 "중국과 나이지리아의 협력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00달러 시대에 진입한 유가의 고공행진이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만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푸단대학의 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와 투자를 비롯해 경제 성장의 엔진 중 하나인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가의 고공행진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끌어 내리고 중국 경제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ADB의 장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는 중국의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릴 것"이라면서 "기업들의 원가 비용도 높아지면서 무역 구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DB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상승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ADB의 프랭크 해리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85달러 밑으로 빠지지 않는다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0.9%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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