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블랙홀' 중국이 전세계 상품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세계 최대 식물성 오일 소비국인 중국으로 인해 팜유를 비롯한 식물 종자 생산물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8년 하반기에는 중국이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콩의 45%를 소비하게 될 것이라고 중화국립곡물유류식품수출입회사(코프코)의 왕잉지 부부장이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 부부장은 이날 광저우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중국의 식물성 오일 소비가 최근 수년 동안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1인당 식물성 오일 연 소비량은 17kg 정도. 이는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한 것이나 그만큼 앞으로 소비 증가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성장과 함께 중국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식물성 오일의 소비 역시 늘어나면서 1인당 40kg 수준의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소비가 증가할 경우 글로벌 식물성 오일 시장은 중국이 독차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소비 확대로 콩값은 이미 20여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콩값은 올들어 56% 올랐으며 팜유 가격 역시 49%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왕 부부장은 "지난 12년에 걸쳐 중국의 식물성 오일 소비는 연평균 6.8%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본토 생산이 소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중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식물성 오일 부족분은 200만미터톤에 달할 것이라고 왕 부부장은 내다봤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에는 200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중국발 식물성 오일 대란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콩과 팜유의 소비가 늘고 있지만 중국에서 이들 종자의 공급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내 콩 생산량은 전년 대비 20% 줄었으며 평지씨의 경우 25% 감소했다.
중국 당국 역시 식물성 오일 사태의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2010년까지 매년 3%씩 생산을 늘릴 계획을 세웠지만 이같은 목표가 달성되더라도 소비량을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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