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충돌 피해자들에 대한 보험 보상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속한 피해 보상을 강조하자 보험권은 통합지원센터에서 신속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피해자들은 보험으로 중복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우선 항공사가 가입한 책임보험이 대표적이다.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보상한도가 10억 달러(약 1조4720억원)인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다.
 
이에 따라 승객은 부상, 사망에 대해 항공사 측에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데 국제 항공운송을 규정하는 몬트리올 협약에 따르면 국제항공 사고로 사망 또는 부상을 입은 승객은 항공사 측에서 최대 17만 달러(약 2억3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항공사 과실이나 책임이 입증되면 보상한도를 초과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간사사인 삼성화재가 모든 보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한번 사고가 나면 규모가 큰 항공보험 특성상 여러 보험사가 공동 인수하는데 삼성화재 비중이 55%로 가장 큰 간사 보험사다. 이어 KB손해보험(26%), DB손해보험(13%), 메리츠화재(3%), 하나손해보험(3%) 순이다. 간사사가 먼저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후 정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보험금 지급까지는 최소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배상책임 보험인 항공보험은 피해자에게 일괄적인 금액을 지급하는 게 아니고 피해자 나이나 직업 등에 따라 보상금을 다르게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는 총 179명으로 국내에서 역대 세 번째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자 연령대는 10세 미만부터 80대, 국적도 태국 국적 피해자를 포함하고 있어 세부적인 보험금 산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이미 무안공항에 마련된 ‘재난피해자 통합지원센터’에는 삼성화재를 비롯해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지원을 위해 인력을 배치했다.
 
금융당국도 신속한 피해 보상을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오늘 중 보험금 지급을 위한 현장 상담 창구를 가동하는 등 관련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피해 수습·지원과 관련 당국이 할 수 있는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즉시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개인 또는 여행사가 가입한 해외여행자보험, 상해사망보험을 통한 보상도 함께 받을 수 있다. 항공보험은 제3자에 대한 배상 보험으로 개인이 가입하는 보험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입한 보험상품에 따라 한도나 조건이 다를 수 있지만 통상 해외여행자보험은 인당 1억원 한도로 가입한다. 이번 사고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입국하는 도중 발생했기 때문에 해외여행자보험 보상 대상이다.
 
보험권 관계자는 “항공보험은 승객에게 배상하는 형태로 피해자마다 금액이 다 다르다”며 “지금으로서 예상하긴 어렵지만 수일 내로 구체적인 보험금이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