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틀째 사망자 141명 신원 확인...유족 "179명 모두 확인 후 장례치를 것"

2024-12-30 15:02
희생자 179명 중 159명 지문채취
"지문 감식 어려워 가족 DNA 비교해야"

30일 무안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희생자 힙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위패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2024.12.30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179명 시신이 모두 수습됐다. 하지만 신원 확인과 후속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유족들은 179명 신원이 모두 확인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3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사망자 모두 신원 확인이 될 때까지 모든 장례 절차를 잠시 멈출 것”이라며 “업체 측 등 유족들을 향한 개별적 만남을 지양해 달라”고 했다.

일부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있어 시신이 유가족에게 모두 인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참사 당일부터 유족들은 신원 확인 차례를 기다리며 밤을 지새웠다. 시신 대부분이 온전치 못한 상태여서 유전자(DNA)를 채취해 확인해야 했다. 유족들이 시신을 인계받기 위해서는 차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입회한 가운데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공항 내 격납고로 이동해 시신을 확인하는 검안작업과 경찰 검시·검안의의 사체 검안서 등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신원을 확인했을 때 1차로 유족에게 연락하고 경찰 검안이 끝났을 때 2차 연락을 한다"며 "시신을 인수할 수 있을 때 세 번째로 연락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희생자 179명 중 146명 신원이 확인됐다. 지문 감식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이 심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가족 DNA와 비교해 봐야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DNA 신속 판독기 3대와 검안의, 보조 인력 등을 추가 투입했다. 국과수 등이 DNA 확인 등 검안 작업을 마치면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해 장례 절차를 진행토록 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등은 "사망한 179명 유해를 임시안치소에 안치했다"며 "수사기관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했다.

유족 대표단은 장례 절차와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저희들이 같이 움직이자고 했지만 피치 못해 가셔야 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유족이 10원짜리 하나, 먼지 한 톨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게끔 (관계 기관과)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유가족 체류 비용을 포함해 운구와 장례식, 입관 등 모든 비용을 제주항공 측이 부담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절차와 별개로 유가족 보상 등에 대한 협의는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과 모기업인 애경그룹 책임을 강조했다.

숨진 승객 대다수는 광주·전남 지역민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사망자 179명 중 승무원 4명을 제외한 승객 175명을 거주지 기준으로 분류하면 광주 81명, 전남 76명, 전북 6명, 경기 4명, 서울 3명, 제주 2명, 경남·충남·태국은 각각 1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