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불확실성 덮친 내년 부동산 시장 향방은?

2024-12-31 06:00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사진=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그 어느 때보다 전망이 어려운 2025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25년 부동산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 긍정, 부정의 영향이 공존하는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작은 변수 하나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

첫째 불확실성은 미국 트럼프 2.0시대를 맞이한 고(高)금리, 강달러(달러 강세,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의 수입 물가가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 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다. 이렇게 미국이 고금리가 되고 환율이 요동을 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자금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번째 변수는 탄핵이 덮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다. 12월 갑작스러운 계엄과 탄핵으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거래량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12월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2000건을 넘기기도 어려울 것 같다.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구입에 나설 매수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 부동산시장은 긍정과 부정의 팽팽한 줄다리기 게임을 하고 있다. 거래량만 줄어들지 실제 가격은 크게 요동을 치지 않는다.

긍정의 요인부터 살펴보면 2026~2027년 입주물량과 전셋값 상승,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환율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 여전히 꺾이지 않은 서울 아파트 선호현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정의 요인은 경기침체 우려와 2024년 7~8월 단기급등 피로감, 여전히 높은 서울 집값, 대출규제 등이다. 긍정과 부정의 요인 모두 일리가 있고 맞는 말이다. 2025년 경제와 부동산시장 그리고 불확실성의 무게 중심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지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트럼프 불확실성의 경우 2025년 상반기 안에 윤곽이 잡힐 것이다.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트럼프 1기 동안 오히려 금리와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서울 아파트값은 올랐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역시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2016~2017년 당시에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떨어졌다가 4월부터 다시 빠르게 회복하였다.

반면 당시 실거래가격 지수를 보면 조정을 받다가 불확실성 제거 후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불확실성이 덮친 4개월 정도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실제 매매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2025년 하반기까지 불확실성이 계속 제거가 되지 않는다면 공포가 투자심리를 지배하면서 서울 집값의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하반기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더 높다. 경기가 불안할수록 보다 확실한 안전심리가 강해져 입주물량과 미분양 우려가 적고 수요층이 두터운 서울 수도권 아파트 선호현상은 더욱 강해져 2025년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2025년 상반기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말은 집값 떨어졌을 때 사야지 하면서도 막상 집값이 하락하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집을 못 산다.

실수요자들은 한번 구입을 하면 평균 7년 이상을 보유하기 때문에 단기 흐름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조정을 받을 때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좋다.

20년 동안 지켜본 결과는 필요할 때 조정을 받을 때 용기를 내어 내 집 마련한 분들이 언제나 승자였다. 다만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는 생길 수 있는 만큼 예상과 달리 대출이자가 계획보다 2배 정도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3년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위험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