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구직자당 일자리 韓 4배...상의 "일률적 정년연장 청년구직 위축 초래"

2024-12-04 12:00
상의, '日 고용연장 사례로 본 韓 고용연장 방안' 발표
日 구직자 1명당 일자리 2.28개...한국의 약 4배

한국과 일본 신규구인배수 추이 [표=대한상의]

정년연장은 청년 일자리 위축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발표한 ‘일본의 고용연장 사례로 본 한국 고용연장 방안’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한상의는 “일본은 2023년 기준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신규구인배수’가 2.28개로 일자리가 풍족한 상황에서 2025년 65세 정년연장이 의무화될 예정”이라면서 “한국은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가 0.58개로 일자리 상황이 열악해 일률적인 정년연장 시행에 따라 청년 취업기회가 감소할 수 있어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사결과 신규구인배수 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일본의 고용여력 또한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에서 구인했지만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인원’(구인인원-채용인원)을 기업규모별로 비교한 결과, 300인 이상 기업의 미충원인원은 한국 1000명(24년 상반기), 일본은 34만명(20년)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기업의 미충원인원 역시 일본이 93.4만명으로 한국 11.9만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은 2006년 65세 고용연장제도를 도입하면서 일률적 정년연장이 아닌 60세 정년폐지, 정년연장, 계속고용(재계약) 제도 중 기업의 여건에 맞는 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

그 결과 일본 기업의 69.2%는 60세 정년을 유지한 채 65세까지 계속고용방식을 채택했으며, 특히 301인 이상 대기업의 81.9%가 계속고용방식을 도입했다.

반면, 한국은 정년을 65세로 일률적으로 연장하는 법 개정안(고령자고용촉진법)이 주를 이루며, 제도 정착기간으로 5~8년(2025~2033년)을 두고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일률적 연장 제도와 현저히 짧은 제도 정착 기간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고용연장은 청년세대인 1990년대생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시행해 일자리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평균 출생아 수는 68.7만명으로 직전 1980년대의  72.1만명에 비해 약 3.4만명이 줄어든 반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약 20만명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결국 인구성장 끝세대인 1990년대생들의 취업과 결혼이 저출생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일자리 경쟁은 점점 심화돼 취업과 초혼 연령은 점점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고서는 고용연장으로 인한 노동시장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년 연장이 단계로 시행해야 한다며, 방식에서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급격한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해 60세 이상으로 정년연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년연장 시 오히려 고용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60세 이상 고령인력 노동시장 참여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직업훈련, 고령인력 적합업무개발 등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