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젠슨 황 입만 바라보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매출·영업익 커지면서 종속 우려도
2025-01-07 18:00
최신 GPU 마이크론 언급에 주가 10% 올라
애플 제치고 TSMC 최대 고객 가능성↑
SK그룹 AI DC 성공 열쇠도 쥐고 있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대안 찾는데 어려움
애플 제치고 TSMC 최대 고객 가능성↑
SK그룹 AI DC 성공 열쇠도 쥐고 있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대안 찾는데 어려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황제'에 등극하면서 기업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에게 선택을 받은 반도체 기업은 함께 상승세를 타지만 선택받지 못한 기업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빅테크에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제조업 경쟁력마저 종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6일(현지시간) 황 CEO는 CES 2025 개막 기조연설에서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 'RTX 블랙웰'을 처음 공개하며 미국 마이크론의 7세대 그래픽 메모리(GDDR7)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생산능력이 우수한 삼성전자 GDDR7을 쓸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특정 회사 메모리를 썼다고 언급하는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자칫 자사 신제품이 최신 메모리에 밀려 가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협업하는 데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전날보다 10.45% 오른 주당 99.2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씨티증권은 "엔비디아가 TSMC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배 수준인 20% 안팎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TSMC 매출에서 25%를 차지하는 애플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생산 단가가 높은 3나노 미세공정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SK그룹이 CES 2025에서 강조한 AI 데이터센터 사업 성패도 결국 황 CEO의 선택으로 귀결된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양산하고 있는 12단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D램은 전량 엔비디아로 공급되며 회사 실적 개선과 매출·영업이익 경신을 이끌고 있다. SK텔레콤이 미국 람다와 손잡고 진행 중인 GPUaaS(서비스형 GPU) 사업의 성패는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GPU를 얼마나 원활하게 수급·관리하느냐에 달려 있고, SK엔무브의 액침냉각 솔루션도 엔비디아가 블랙웰부터는 액침냉각이 사실상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SKC·앱솔릭스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유리기판도 결국 엔비디아가 큰손이다.
황 CEO 입김이 세지면서 업계에선 엔비디아 종속에 대한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다. 공급망 다각화를 강조하는 황 CEO 경영 전략에 따라 언제 공급망에서 배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때 엔비디아와 긴밀한 관계였던 삼성전자는 HBM 퀄테스트(품질검증)를 통과하지 못해 고부가가치 최신 HBM 판매량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AMD 등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지만 AMD의 AI 반도체와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 성과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3개월째 5만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