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달 韓경제 새 잠재성장률 나온다...1%대 추락 갈림길
2024-10-30 04:52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다음 달 말 혹은 12월 초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재추정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은은 통상 2~4년 주기로 잠재성장률을 공개한다.
당초 지난해 말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지난 6월 국내총생산(GDP) 기준년 개편 결과를 반영하기 위해 1년 미뤄졌다. 이번 잠재성장률 발표는 2021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잠재성장률 추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GDP 성장률인데 기준년 개편으로 싹 바뀌어 재추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준년 개편에 따라 GDP 성장률이 조금 올라갔다면 잠재성장률도 소폭 상향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기술 등 한 나라의 생산 요소를 모두 투입했을 때 인플레이션 발생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한은이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 2019~2020년 2.2% 내외, 2021~2022년 2.0% 내외 등으로 하락세가 완연하다.
일각에서는 1%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부정적 전망을 제시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본·노동과 기술 혁신 등 어느 것 하나 3년 전보다 좋아진 게 없다"며 "경제활동 인구가 줄었고 노동·연금개혁 등 과제도 개선되지 않은 만큼 기존 추정치보다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높아도 2%대 초반 아니겠나. 수출이 성장동력의 60~70%를 차지하는데 경쟁력이 쇠퇴하고 있다"며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 등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성한 산업들로 여태 먹고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잠재성장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여건들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노동시장 기반이 흔들리는 와중에 종합적인 생산 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TFP)도 하락세다. 특히 재정의 역할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안 교수는 "잠재성장률에서 가장 중요한 총요소생산성을 끌어올리려면 신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생산성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역시 잠재성장률 하향 추세에 위기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낮은 생산성이 이어질 경우 204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맞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시끄러운 한은'을 자처하며 각종 구조개혁 보고서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구조개혁을 하고 노력하면 2% 이상의 잠재성장을 할 수 있다"면서도 "저출산·고령화 구조조정이 없다면 잠재성장이 몇십 년 후에는 0%대로 나아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