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계감·조기 네고 물량에…환율, 9거래일 만에 하락

2024-10-24 17:00
주간 종가 기준 0.2원 하락한 1382원
방미 중인 한은 총재, 1400원 경계 발언
이창용 "1400원 돌파 시 많은 비판 받았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원·달러 환율이 9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강달러 속에서도 8거래일 연속 환율 급등이 이어지자 수출업체의 조기 월말 네고(달러 매도)가 나타나며 환율을 밀어내렸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도 환율 하락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2.0원 내린 1380.2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0.2원 하락한 1382.0원에 개장한 뒤 오후 한때 1378.0원까지 내렸다.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에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환율이 최근 8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수준 자체가 높아진 것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당국이 1400원 선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며 미세조정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상황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1997년 외환위기의 안좋은 기억이 남아 있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때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2022년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시기를 돌이킨 발언이다.

해당 발언은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382.2원에 거래를 마친 날에 나왔으며 사실상 환율 1400원대에 대한 마지노선 '시그널'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우리나라 3분기 경제성장률 쇼크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는 환율 낙폭을 제한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 대비·속보치)은 0.1%다. 한은 8월 전망치(0.5%)에 크게 못 미쳤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6.68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08.12원)보다 1.44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