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조3000억 투자" 현대차그룹 '통큰 결단'…R&D 11.5조·경상 12조

2025-01-09 09:14

현대차그룹 2025년 신년회에서 그룹 임직원들에게 새해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인 '퍼펙트스톰'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개발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내재화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공장들의 친환경차 생산 기지로의 전환에도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전기차 톱티어' 구상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의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이전 국내 최대인 2024년 20조4000억원 대비 19%, 금액으로는 3조9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연구개발(R&D)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각각 집행한다. 

연구개발 투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성능과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EREV 등을 앞세워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에도 선제적으로 신모델을 개발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간다. 현대차는 2030년 경제형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21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기아도 2027년까지 다양한 다목적 차(PBV)를 포함해 15개 모델의 전기차 모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SDV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내재화를 통해 2026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경상투자는 전기차 전환 및 신차 대응 생산시설 확충, 제조기술 혁신, 고객체험 거점 등 인프라 보완 등에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공장을 '친환경차 생산 기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에는 기아 광명 EVO Plant를 가동하고 소형 전기차 EV3 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Plant를 완공하고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전략투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집행된다. 또 현대차 울산 공장에는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신설한다. 하이퍼캐스팅은 차체를 통째로 제조하는 첨단 공법으로 전동화 차량 등 차세대 제품 성능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 버스·트럭 개발, 수소충전소 구축 등 HTWO Grid 솔루션을 위한 수소 제품 및 기술 연구와 생태계 구축에도 매진한다.

완성차 분야 외에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및 기타 사업 분야에서도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8조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내외 경영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 끊임없는 체질 개선,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