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필리핀 독립운동가 호세 리잘 추모…"양국 공동 역사 되새겨"

2024-10-07 10:46
마닐라 리잘 공원 기념비 방문해 헌화
스페인군 공개 처형한 자리 공원 조성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호세 리잘을 추모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오전(현지시간) 마닐라에 있는 리잘 공원을 방문해 리잘 기념비에 헌화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은 필리핀의 역사와 전통에 경의를 표하는 한편, 한국과 한·미 양국이 어려움을 딛고 전쟁, 그리고 여러 국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생 독립국으로 출발해 나라를 발전시켜 온 공동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양국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의 의식을 가졌다"고 말했다.

리잘 공원은 스페인의 식민 통치(1571~1898년) 말기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필리핀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호세 리잘을 기념하는 곳이다. 이 공원은 리잘이 스페인군에게 공개 처형당한 자리에 조성됐다. 지난 1946년 7월 4일 미국으로부터의 독립 선언도 이 장소에서 이뤄졌다. 

국경일 또는 외빈의 필리핀 방문 시 공원에 있는 12m 높이의 리잘 기념비 앞에서 헌화 등 기념행사가 열린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1년 11월 국빈 방문 당시 이곳을 찾아 헌화했다. 리잘 기념비 안에는 리잘의 유해와 그가 저술한 소설 2권이 안치돼 있다. 

또 공원 내에는 우리나라의 지원으로 건립된 '추도와 평화기원의 탑'과 '필리핀-한국 우정의 탑'이 들어서 있다. '추도와 평화기원의 탑'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강제 동원돼 필리핀에 파견된 한국인 피해자 765명을 추모하기 위해 2009년 건립됐다. '필리핀-한국 우정의 탑'은 6·25전쟁 참전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군인들의 우정을 기념하기 위해 2010년 세워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대형 교통 인프라 확충 방안을 비롯해 농업·원전 건설·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6일 오후 2시 40분쯤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면서 아세안 순방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를 공식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