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친한계 20여명 만찬회동…홍준표 "계파 졸개로 전락"

2024-10-07 10:36
박정훈 "당 공멸 의식 많다…결속력 다져"
홍준표 "정치 초년생 밑에서 뭘 한다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에는 7·23 전당대회 국면 당시 한 대표를 지원했던 의원 17명을 비롯해 조경태, 주진우, 김재섭, 김건 의원 등이 참석하면서 한 대표가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대표가 6시 10분 정도에 와 10시가 안 돼 끝났으니까 2시간 반 조금 넘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만찬 회동은 전날 밤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열렸다.

현역 의원 21명이 참석했다고 밝힌 박 의원은 "그동안 친한동훈계가 모이거나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결속력이라는 게 없었다"며 "그렇기에 친윤계에서 '그래, 한동훈계 할 수 있는 게 뭐 있어?' 이런 기류가 조금 있었던 것 사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20명 넘는 분들의 의견을 한 명도 빠짐없이 의견을 다 들어봤다"면서 "이대로 가면 당이 진짜 공멸한다. 이런 의식들은 다 갖고 계시더라. 우리 당이 절박하다는 거는 정말 많은 분들이 생각이 같고,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야 되는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도 공유를 했다"고 전했다.

모 참석자가 한 대표에게 '사람을 두루 많이 만나라'는 조언을 한 것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한 대표가 너무 두루 만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일단 한 대표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좀 뭉쳤으면 좋겠다. 거기서부터 외연 확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거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계속 만나려고 노력하는 건 지금 타이밍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다만 한 대표의 이번 만찬 회동에 여권 일각에서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계파 수장이 국회의원을 계파 졸개로 부리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짓"이라며 "국회의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데 계파 졸개로 전락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욕"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은 "오늘 우리 당 새로운 계파가 모여 회식한다는 뉴스를 보고 그 계파에 속하는 국회의원들이 문득 불쌍해진다"며 "대선 후보 경선 때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될 것을,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정치 초년생 밑에서 미리부터 무엇을 하겠다고 무리 지어 다니는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