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엔비디아 매수-삼전·SK하닉 매도 부추긴 모건스탠리… 韓 반도체 급락에 금감원도 '선행매매' 조사
2024-09-22 17:50
엔비디아 띄우며 삼전·SK하이닉스 부정적 전망… 목표주가 내려
얼어붙은 투심… 한달 만에 주가 20%대·시총 117.1조 '곤두박질'
보고서 공개 직전 대량 매도 정황… 의무 미준수·선행매매 의혹
얼어붙은 투심… 한달 만에 주가 20%대·시총 117.1조 '곤두박질'
보고서 공개 직전 대량 매도 정황… 의무 미준수·선행매매 의혹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를 유망주로 꼽으면서도 엔비디아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도를 부추기는 모순된 논리로 한국 증시를 휘젓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반도체 겨울'을 예고한 보고서를 내면서 두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향후 실적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보태 주가 하락과 시총 감소를 유발했다. 보고서 발간 직전 수상한 대규모 매도 주문 체결로 위법 의혹이 일면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달 21일 467조4339억원에서 지난 20일 376조963억원으로 91조337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40조2132억원에서 114조3691억원으로 25조8441억원 줄었다. 두 종목을 합한 시가총액 감소 규모는 117조1817억원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건스탠리의 한국 반도체 투자의견 하향 리포트 이후 실제로 스마트폰·PC 수요 감소 실적 영향과 HBM 공급과잉 가능성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이 온다(Winter looms)'는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올해 4분기 정점을 통과해 2026년까지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을 겪을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렸다.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고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조정해 매도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미국 투자정보 전문매체 인사이더몽키의 지난 16일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2025년 보유할 15종목'에 엔비디아를 세 번째 추천주로 꼽고 목표 주가를 150달러로 높여 제시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 실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엔비디아는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하는 모순적인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석연찮은 보고서로 한국 반도체주 매도를 부추긴 모건스탠리에 대해 법령 위반 의혹도 불거지면서 금융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모건스탠리 보고서 공개 직전 SK하이닉스 주식 대량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에 대해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보고서 공개 이틀 전인 지난 13일 서울지점(모간서울)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 매도 주문이 체결됐는데, 이는 모건스탠리가 조사분석자료 관련 의무 미준수와 선행매매 등 의혹을 받게 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가 조사분석자료 내용이 확정된 때부터 공표 후 24시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분석 대상 금융투자상품을 자기 계산으로 매매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금감원은 모건스탠리가 이를 어기고 '불건전 영업행위'를 했는지를 살핀다. 또 선행매매 의혹으로 한국거래소가 진행 중인 계좌 분석 작업 결과에 혐의점이 있으면 금감원은 이 증권사에 대해 불공정거래 여부도 조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