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열세'였던 조사에서도 트럼프 역전...경합주에서도 '동률·우위'
2024-08-30 10:55
해리스, 한 달 전 2%p 뒤진 조사서 1%p 앞서...경합주서 2%p 우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 후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간발의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같은 날 공개된 7개 경합주 지지율 조사에서는 모든 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거나 동률을 이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자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한 달 만에 1%포인트 격차로 역전하며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WSJ가 지난 24∼28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48%,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7%로,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범위(±2.5%포인트) 안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아주 근소하게 앞섰다. 이번 설문조사는 민주당 전당대회(19∼22일)가 끝난 직후에 실시됐다.
앞서 WSJ가 지난달 23∼25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2%포인트 차로 뒤졌는데, 한 달 만에 지지율이 역전된 것이다.
제3 후보를 포함한 다자 가상 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5%)보다 2%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양자대결에서 앞선 것은 WSJ 설문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해리스 부통령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금껏 시도가 성공적이라는 증거가 거의 없음을 가리킨다고 WSJ는 지적했다.
한편 30세 미만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47%)의 우위가 2%포인트에 불과해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동일 연령대에서 보였던 25%포인트 우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83%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조지아주와 같은 경합주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조지아주의 흑인 유권자 비중은 2020년 대선 기준 30%였다.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공개한 주요 경합주 7곳에서 치러진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7개 지역 등록 유권자 지지율에서 트럼프를 2%포인트 차로 앞섰다.
블룸버그와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는 합동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인 23~27일 등록 유권자 496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체 7개 지역 여론조사 결과의 오차범위는 ±1%다.
해리스 부통령은 주요 경합주 중 조지아·네바다 등 선벨트(남부의 따뜻한 기후의 지역) 지역에서 2~4%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로 남아있던 때보다 지지율이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해리스는 2%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따돌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8년 이후로 이 지역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4월 조사까지 10%포인트 앞서 있었다.
트럼프 캠페인은 이 지역에서의 해리스 돌풍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5주 동안 트럼프 지지용 광고비를 1600만 달러(약 213억원) 사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둘 다 48% 지지를 받아 '동률'을 이뤘고, 위스콘신주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8%포인트 차로 차이를 벌렸다.
모닝컨설트의 정치 분석가 엘리 요클리는 "해리스가 출마에 나선 이후로 상당한 양의 긍정적 보도가 유권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녀의 선거 운동에 대한 화제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언론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우호적 보도가 해리스 돌풍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두 후보는 9월 첫째 주 월요일 노동절 이후로 전당대회 후광 효과를 벗고 진짜 표심이 나타나는 시기를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해리스의 과제는 트럼프와 그의 동료들의 맹렬한 공격에 맞서 어떻게 우위를 유지할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